부산 금융계는 장기적으로 ‘포스트 홍콩’을 겨냥한 전략으로 ‘해양금융도시’를 꼽고 있다. 구체적으로 해양금융도시 조성에 필요한 법적 정책적 지원을 보다 강화하고 전후방 관련산업이 집중된 해운산업 클러스트를 육성해야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부산을 전 세계 어느 도시와 견줘도 부족하지 않는 인프라를 갖춘 글로벌 도시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 |  |
| 황호선 해양진흥공사 사장(왼쪽), 김종화 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
■ 황호선 해양진흥공사 사장
- “해양금융에 집중… 런던 따라잡아야”
- 조선·항만산업 인프라 갖춰
- 해상운임지수·선박가치평가 등
- 해운지식산업 육성 공 들여야
한국해양진흥공사 황호선 사장은 부산금융중심지의 비전을 ‘해양금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시했다.
황 사장은 21일 국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부산은 지리적으로 동북아 물류의 귀착점이고, 세계를 선도하는 조선·항만산업 인프라를 갖춰 동북아 해양금융 중심지로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도시”라고 강조했다.이미 많은 금융기관이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부산이 국제적인 금융중심지의 위상을 확보하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황 사장은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문현금융단지로 이전한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2018년 설립 당시부터 부산에 본사를 뒀다”며 “부산의 해양인프라를 활용한 해양·조선·물류 위주의 금융중심지로 발전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결정이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산 금융중심지의 타깃이 해양금융을 향하고 있다는 뜻이다.
해운강국의 위상을 지켜왔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7년 한진해운 파산을 겪으며 급속히 위축된 우리 해운산업과 선박금융시장은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으로 점차 회복되고 있다.
정책을 수행하는 공사는 지난 2년간 선박 도입에 필요한 자금의 일부를 직접 투자하거나, 보증을 제공해 선박 44척, 1조3122억 원 규모의 선박금융을 가동했다. 무너진 해운산업을 재건하고 ‘해양금융중심지 부산’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기반을 다져온 시간이다. 여기에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공사의 보증범위와 역할을 확대하는 개정안을 발의하며 해운전문 종합 정책금융기관으로의 발판 마련에도 나섰다. 황 사장은 “이번 법 개정은 금융시장 경색시 긴급 지원을 원활히 하고 중소 해운기업 지원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된다. 또 보증 범위 확대로 보증상품이 다양해지면 민간금융기관의 시장 참여를 유도해 해양금융시장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운산업 정책과 해운금융시장 지원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은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지난 7월부터 아시아 중심 28개 항로를 중심으로 한 ‘KOBC 건화물선 종합지수’를 개발해 발표하고 있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선박가치평가를 해운기업과 금융권에 제공하는 등 해운지식산업 육성에도 나서겠다는 말이다.
국제 컨퍼런스 부산 개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 결성도 그 일환이다. 해운금융시장 활성화는 해운지식산업이 함께 발전해야 질적 성장을 이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황 사장은 “대표적으로 해상운임 지수, 파생상품, 해운 리서치, 컨설팅, 선박가치평가, 해상법(해사중재) 등이 해운지식산업의 범주에 포함되며, 모두 해양금융산업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있다. 현재 이 산업은 런던을 중심으로 한 유럽이 주도하고 있지만 부산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그는 “출범 2년 여간 선박금융시장을 크게 변화시키지 못했지만 기반을 착실히 조성했다고 본다. 앞으로 부산의 해양금융중심지 성장에 중추적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세희 기자
■ 김종화 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 “민관 협력해 지역금융산업 선진화”
- 예측 가능한 규제·양질 주거환경
- 블록체인특구 등 부산 장점 부각
- 글로벌 금융기관 유치 노력 필요
부산국제금융진흥원 김종화 원장은 “국제 금융중심지로 도약하려면 기업환경과 사회경제적 인프라 등에서 긴 호흡을 갖고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민관이 함께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21일 국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부산 금융중심지 육성, 지역 금융산업 활성화 등에 필요한 방안 연구와 실행을 선도적으로 수행하는 금융전문기관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저의 비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제금융도시 부산’의 비전 수립과 시행, 연구를 통한 금융중심지 육성을 목적으로 지난 4월 출범한 진흥원의 초대 원장으로 지난 7월 취임하자마자 사원기관과 지역 금융계와 연구기관 관계자들을 만났다. 금융중심지 조성 컨트롤 타워를 맡게된 진흥원에는 부산시를 비롯해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해양진흥공사 부산은행 기술보증기금 등 부산에 본사를 둔 금융 공공기관과 기업이 사원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 원장은 “2009년 금융중심지 지정 이후 금융 인프라를 구축한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소와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소를 유치하고, 해양금융종합센터와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하는 등 많은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부산 금융산업의 선진화 정도와 국제금융도시로서의 인지도 측면에서 보완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금융산업 발전의 조건으로 실물경제의 성장 선행과 금융기관의 집적을 꼽았다. 해양금융 특화중심지이자 블록체인 특구라는 부산의 특성을 활용해 특화금융시장에서 집적을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특화금융시장에서 집적을 통해 대량의 금융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을 형성·발전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자산운용시장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방안을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성장동력 부문 발굴과 이에 걸맞은 금융산업의 발전도 언급했다. 그는 “금융산업이 이 부문에 다양한 방식의 금융중개와 위험관리를 지원해야 할 것”이라며 “금융산업 자체가 혁신적 기술 기반 하에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다른 국가와 도시에 비해 규제 환경, 수익률, 국제업무능력 측면에서 우월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제금융중심지가 되도록 하는 것 또한 더없이 중요하다. 지속적이고 면밀한 대응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금융기관 유치에 대해 김 원장 역시 도시 환경의 매력을 지적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국제금융도시 부산의 성장을 위해서는 인프라 조성을 꼽는다. 그는 “부산에 유치하려고 노력하는 국내외 금융기관은 영리기업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적 이윤을 낼 수 있고 불확실성이 적으며 생활환경이 양호한 도시를 이전지로 선택하려 할 것이다”며 “풍부한 영업기회, 각종 비용측면에서의 우위, 예측가능한 규제체제, 쾌적한 주거환경이 중요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제반 여건을 갖추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