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비 절반이 20년 넘게 사용
- 경영난 이유로 투자 소홀한 탓
- 노조 “운영사-정부 책임 미뤄”
하역하던 컨테이너가 바닥으로 추락하는 등 노후 크레인으로 인한 항만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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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밤 9시30분께 북항 신감만부두에서 추락한 컨테이너. 부산항운노조 제공 |
12일 부산항운노조와 부두 운영사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밤 9시30분께 북항 신감만부두 2번 선석에 있는 안벽크레인 1기의 스프레더(컨테이너 모서리를 집어서 들어 올리는 장치) 연결 줄이 갑자기 풀려 배에서 내리던 컨테이너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크레인 운전기사가 비상정지 스위치를 눌렀으나 제동이 되지 않아 컨테이너가 선박과 크레인 사이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여파로 신감만부두 2번 선석은 이틀째 작업이 중단됐다. 사고가 난 크레인은 부산항만공사 소유로 2002년 2월부터 가동해 18년째 사용되고 있다.
사고는 최근 들어 여러번 발생했다. 지난 8월 20일에는 신선대부두의 안벽크레인 1기에서 길이 8m, 무게 200㎏가량 되는 레일이 바닥으로 떨어졌으며, 지난 7월 29일 감만부두에서는 안벽크레인의 스프레더 연결 줄이 풀리는 바람에 컨테이너가 아래에 있던 야드트랙터 위로 떨어져 운전기사가 다쳤다. 지난해 11월 20일 자성대부두에서는 같은 사고로 수레를 끌고 아래를 지나던 노동자 1명이 숨지기도 했다.
사고가 잦은 원인으로 하역 장비의 노후화가 꼽힌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북항 5개 부두의 안벽크레인 51기 가운데 23기가 20년 이상 사용한 노후 장비다. 이 중 일부는 30년을 넘겼고, 38년째 사용 중인 것도 있다. 부두 내 야적장에서 컨테이너를 옮기고 트럭에 싣고내리는 트랜스퍼 크레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북항 전체 120기 가운데 72기가 20년을 넘겼다.
비상 브레이크가 있으면 컨테이너 추락사고를 예방할 수 있지만 신항에 비해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투자를 소홀히 한 탓이라고 노동자들은 입을 모은다.
앞서 신선대·김만부두를 운영하는 부산항터미널은 35억 원을 들여 자체 소유 크레인에 비상 브레이크를 설치하기로 했고, 신감만부두 운영사인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도 안벽크레인 2기에 대해 내년에 비상 브레이크 등 안전장치를 설치하기로 했다. 부산항만공사도 50여억 원을 들여 내년 3월 초까지 스프레더를 움직이는 트롤리와 주행휠 구동부에 브레이크를 설치한다. 하지만 이 같은 조처에도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하면서 부두 전체 안전점검을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항운노조 관계자는 “부두 운영사는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투자를 소홀히 하고 정부는 선석 정리를 서둘러 하지 않으면서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며 “노동자의 불안감을 고려해 외부 전문업체 진단을 거쳐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한 뒤에야 작업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