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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화 나아갈 길 <1> 남포동 극장가 살릴 대책

개봉작 상영 지원으로 영세 지역업체 부흥 절실

  •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  |   입력 : 2021-09-26 22:08:11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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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사 초기엔 서울보다 규모 커
- 부산극장 임시수도 의사당 활용
- 문화자산·관광자원화 고민 필요

- 정부 6000원 할인권은 미봉책
- 업계 ‘될성부른 신작’ 지원 호소
- 관람객 늘어야 제작사 등도 숨통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문화·예술계가 타격을 많이 받았다. 그 가운데에서도 대규모 상설관을 운영하는 영화관 업계의 피해가 크다. 영화관이 코로나19 전파의 ‘온상’으로 오해받으면서 영화관 업계는 ‘고사’ 직전이다.
26일 부산 중구 남포동 비프광장과 부산극장 일대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남포동 극장가 가보니

국제신문은 지난 1일, 5일, 21일 사흘간 부산 남포동·서면·해운대 및 서울 충무로, 종로3가 등 영화관 밀집지를 둘러봤다. 서울 종로 3가의 서울극장 폐관을 계기로 지역 영화관 실태를 살피기 위해서다. 서울극장은 상권의 쇠퇴에다 ‘코로나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폐관했고 부산 남포동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5일과 21일 찾은 남포동 극장가는 외관상으로는 대기업 멀티플렉스가 장악한 것처럼 보였지만 롯데시네마 대영을 제외하면 나머지 영화관은 향토 자본이 운영하는 위탁점으로 확인됐다. 부산극장은 현재 남포동에서 본관(비프광장로 36)과 신관(비프광장로 28)을 운영하고 있다. 남포동에 소재한 부산극장의 법적 명칭은 ‘메가박스 부산극장’이다. 하지만 본관의 간판은 ‘부산극장 1937’로 내걸었다. 부산극장이 간판에 ‘메가박스’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본사와 위탁점(부산극장)이 협의해 부산극장의 정체성을 살리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메가박스 홈페이지를 보면 ‘극장’이라는 명칭을 쓴 곳은 전국 105개 메가박스 상영관 가운데 부산극장뿐이다. 휴관 중인 부산극장 신관은 이 극장이 인수한 옛 제일극장이다.

기자는 부산극장 본관을 두 차례 찾았을 때 관람객이 많지 않았지만 중·장년층 관객들이 있었다. 이 영화관은 주로 한국 영화를 상영했다. 전성기 시절 부산극장은 한국 영화만 상영하는 개봉관이었다. 위탁점은 본사와 협의해 자율적 편성이 가능하고 고용은 지역에서 이뤄지며 세금도 지역에 납부하는 지역 기업이다. 극장주의 의지에 따라 지역민과 함께할 수 있는 상영관 운영, 지역 영화제 개최도 가능하다.

옛 국도극장 자리에 있는 CGV 남포(중구 비프광장로 18)는 지역 기업인 유한회사 국도타운이 운영하고 있다. CGV 남포는 최근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 좌석을 리클라이너(편한 의자)로 바꿨지만 ‘코로나 충격’을 견디지는 못했다. CGV 남포 입구 곳곳에는 ‘동백전 사용이 가능하다’ ‘위생 상태가 매우 좋은 것으로 입증됐다’는 안내문만 있었고 극장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영화관 건물의 주차장 명칭은 ‘국도시네마 주차장’이다. 옛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 자갈치시장 쪽에서 바라봤을 때 비프광장 오른편에는 롯데시네마 대영(비프광장로 37)이 있다. 이 영화관은 2016년 대영시네마가 문을 닫자 롯데그룹이 인수했다.

부산 중구에는 총 5개 상영관(28개 스크린)이 있으며 인구 10만 명당 스크린 수는 67.4개로 전국 1위다(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 중구 인근 서구 동구 영도구에는 영화관이 한 곳도 없어 이들 지역민의 영화 수요도 흡수하고 있다.

남포동 극장가는 영화사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부산 영화,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출발점이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초기 한국 영화사에서 남포동은 서울 중심가와 함께 영화가 동시에 개봉됐고 비슷하게 성장했으며 규모 면에서는 더 컸었다. 부산극장은 1951년 임시수도 국회의사당으로도 활용되는 등 의회사, 한국사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김이석 동의대 영화학과 교수는 “부산이 영화도시라면 지역의 문화자산을 활용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남포동은 영화 지원을 내세워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며 “영화사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가치를 부여하려면 일회성 지원이 아닌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개봉작 지원해 영화관 살려야

관객과 제작사가 만나는 최일선인 영화관을 살리려면 영화 개봉작 지원이 효과적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해 6월부터 여러 차례 6000원짜리 영화 할인권을 배포했다. 다음 달부터 203만 장의 할인권(예산 121억9000만 원)이 살포된다. 그러나 ‘킬러 콘텐츠’로 불리는 상영작이 개봉되지 않으면 할인권 배포는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6000원 할인권이 있어도 ‘4~5시간을 투자할 만한 영화’가 없으면 영화 애호가라도 영화관을 찾지 않는다는 의미다.

개봉작 지원을 통해 관람객을 끌어들일 만한 작품이 개봉되면 관람객이 영화관으로 몰려 영화관 업계의 숨통도 트일 전망이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개봉하면 배급사, 제작사, 제작 인력에도 연쇄적으로 지원 효과가 나타난다. 임헌정 CGV 해운대 대표는 “할인권이 있다고 해도 영화가 개봉돼야 관람객이 영화관을 찾는다. 최근 영화업계에서 개봉 지원금 등 자체적으로 마련해서 ‘모가디슈’, ‘싱크홀’ 등을 개봉할 수 있었다”며 “임대료 지원, 인건비 지원, 저금리 대출, 개봉 지원금 등의 현실적인 지원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획취재지원사업으로 작성됐습니다.

◇ 부산 기초자치단체별 영화관 현황

지자체

인구 10만 명당 
스크린 수

스크린 수

중구

67.4

28

기장군

12.0

21

해운대구

11.7

47

부산진구

10.3

37

부산 전체

6.2

211

*서·동·영도·강서·수영구 영화관 없음

※자료 : 영화진흥위원회, 2020년 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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