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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값 뛰는데 저가경쟁 출혈까지…동네카페 ‘시름’

기후변화로 커피 생산량 급감, 국제 원두가격 9년 만에 최고

  •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  |   입력 : 2021-11-22 22:06:38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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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두 확보 못한 영세점 직격탄
- 저가 프랜차이즈 가격 공세에
- 스타벅스 배달까지 나서 타격

“마진을 최소화하고 많이 팔아 수익을 남기는 저희에게 원두 가격 상승은 부담이 큽니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돼 손님은 늘겠지만 원두값 상승에 저가커피점 경쟁까지 겹쳐 더 힘들게 느껴집니다.”
위드 코로나가 본격화됐지만 급등한 원두값에 저가 프랜차이즈와의 경쟁, 스타벅스의 커피 배달 등까지 가세하면서 동네 카페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22일 연제구 한 커피숍에서 직원이 커피원두를 볶고 있는 모습.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급등한 원두값에 하루가 멀다 하고 생겨나는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점, 공룡 스타벅스의 커피 배달까지 가세하면서 동네 카페의 설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부산 중구에서 작은 개인카페를 운영하는 A 씨는 “코로나19 확산 당시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근 A씨를 가장 힘들게 하는 건 급등한 원두 가격과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점이다. 원두값은 지난달만 해도 ㎏당 1만7000원 수준이었으나 이달 들어 47%나 뛴 2만5000원까지 올랐다. 마진이 높은 커피 가격 특성상 생두를 사서 직접 로스팅을 하는 가게는 상대적으로 방어가 가능하지만, 로스팅된 원두를 사서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해 왔던 A씨는 가격 인상 직격탄을 그대로 맞았다.

이처럼 원두값이 급등한 것은 원두 생산국인 브라질과 콜롬비아의 작황이 기후변화로 타격을 받으면서 생산량이 급감한 데다 화물운송비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경우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봉쇄조치를 펼치면서 생산이 줄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국제원두가격 기준인 커피C 선물 가격은 파운드 당 2.33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대비 두 배 가까이 올랐고, 9년 만에 가장 높은 가격대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대개 1년치 원두를 미리 확보했고, 디저트 등의 다른 메뉴로 손실 충당도 가능해 피해가 덜하지만 A 씨와 같은 저가 커피점은 사실상 속수무책인 셈이다.

원자재 가격이 올랐지만 커피값을 올리긴 쉽지 않다. 주변에 빠르게 생겨나는 비슷한 콘셉트의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점과 출혈경쟁이 심하기 때문이다. A 씨는 “이 일대만 해도 1000원~2000원 대의 가격으로 영업을 하는 저가 커피점 2, 3군데가 한두 달 새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가파르게 늘고 있는 한 저가커피 B브랜드는 올 한해에만 전국에 400개 점포를 열었다고 홍보하고 있다. B브랜드는 최근 6년간 부산 지역에서만 89곳의 매장을 열었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벅스가 지난 8일 부산에서 비수도권 최초로 배달을 시작하면서 골목 상권 침해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스타벅스는 부산 지역 5개 점포에서 배달 서비스 시범 운영을 시작해 연말까지 서비스 매장을 2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포카페거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C 씨는 “전포동의 카페는 그나마 공간과 디저트 등을 찾아 오는 고객이 많아서 상황이 낫지만, 오피스 일대 카페는 스타벅스 배달 서비스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스타벅스는 고객들의 충성도도 높고, 배달서비스도 매장과는 차별화를 둬 경험해 보려는 고객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동네 카페가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다”고 말했다.

원두 가격 상승세는 내년에 더욱 가파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커피 생산량 회복이 원활하지 않고, 물류 대란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원두 가격이 최소 1.5배는 뛸 것으로 예상한다. 투썸플레이스·이디야커피 등 대형 프랜차이즈는 당장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으나 상황이 장기화되면 커피값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커피빈코리아는 이달 1일부터 원두 판매 가격을 올렸다. 8온스(약 227g) 원두 기준 가격은 1만7000원이었으나, 이 가운데 5종은 1만8000원으로 5.9%, 7종은 1만9000원으로 11.8% 인상했다. 스타벅스 미국 본사는 “인플레이션 환경에 발맞춰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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