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물가상승률 10년來 최고
- 실업률 호전 속 미스매치 여전
- 서민경제고통지수 사상 최고치
최근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박모(30) 씨는 연일 금리 인상 기사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지난해 1월만 해도 고정금리로 3.2~3.3%의 주담대를 받을 수 있었지만 1년 만에 4% 내외로 올랐기 때문이다. 박 씨는 “올 중순이 되면 주담대 금리가 최대 7%까지 오를 것이라고 해 대출은 받았지만 이자가 계속 불어날 것 같아 걱정이 많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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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제일제당이 내달 3일부터 고추장 된장 쌈장 가격을 평균 9% 인상하기로 결정하고, 은행권에서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는 등 서민의 삶이 팍팍해지고 있다. 사진은 1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류를 살펴보는 시민(왼쪽)과 금융기관을 찾은 시민의 모습. 연합뉴스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금리가 치솟고 물가상승 압박도 커지는 등 서민 가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구직자는 취업난에, 기업은 구인난에 시달리며 고용 문제도 해결되지 않아 서민 삶이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하면서 시중은행의 금리도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지난해 9월 2.96%이던 대출평균 금리는 10월 3.07%, 11월 3.23%로 치솟았고, 12월에는 3.62%(잠정치)로 전망된다. 서민생활과 직결된 주담대 금리는 6%, 신용대출 금리는 5%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분석과 함께 추가 금리 인상시 올해 중반에는 주담대 금리가 7%에 근접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14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상품은 3.57~5.07% 수준이다. 5년 고정 혼합형 상품의 경우는 3.75~5.51%로 집계됐다.
물가 상승도 심상찮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연간 평균 2.5%를 훌쩍 뛰어넘은 3.7%를 기록했다. 10년 만에 최고치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생활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몇 배나 오른 품목이 많다. 사하구에서 샤브샤브집을 운영하는 김모(40대) 씨는 지난달 1일부터 평일 점심 기준 1인당 가격을 1만1800원에서 1만2800원으로 1000원 인상했다. 무섭게 오르는 채소값과 코로나19 이후 줄어든 매출을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호주산 소고기(4㎏ 기준)는 5만80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24.1% 올랐고, 깻잎(2㎏ 기준)도 몇 달만에 1만2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세 배 이상 뛰었다. 김 씨는 “겨울에 채소 가격이 오르지만 이렇게 많이 뛴 적은 없었다”며 “종업원도 5명에서 2명으로 줄이고 가격을 올렸지만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주부들도 장바구니를 들기가 무섭다. 임모(55) 씨는 “3만~4만 원이던 돌문어 한 마리가 7만 원이고, 파 한 움큼 가격도 두 배로 뛰었다. 밀가루 계란 우유 라면 등 죄다 가격이 올라 장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고 우울해했다.
실업률은 지표상 호전되고 있지만 기업들이 공채보다는 수시 모집을 선호하는 데다 구직자와 구인자 간 미스매칭이 여전해 젊은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다. 화승 등 부산지역 중견기업도 최근 몇 년간 공채는 최소화하고 필요 때마다 수시채용으로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강서구의 조선기자재 업체인 E 사 인사 담당자는 “워크넷을 통해 신입사원을 모집하니 50대 중반이 많고, 가장 어린 지원자가 40대 중·후반에 이르는 등 젊은 인력을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서민경제고통지수(생활물가상승률+체감실업률)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이 밝힌 지난해 서민경제고통지수는 16.5로 2015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은 12.0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