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민간배달앱이 배달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소상공인과 소비자의 수수료 부담이 날로 치솟고 있다. 사실상 독점체제에 업체간 경쟁까지 불붙자 이에 따른 비용이 자영업자와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형국이다.
부산진구 서면교차로에서 라이더가 배달을 위해 음식을 싣고 도로를 달리고 있다. 국제신문 DB
평소 배달앱을 자주 이용하는 20대 직장인 김모 씨는 급등한 배달료 탓에 포장주문과 밀키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 1인분만 배달하고 싶지만 1만2000원 수준의 최소 주문액을 맞추기 위해 음식을 불필요하게 많이 시켜야 하고, 최소금액을 넘긴다 해도 배달료가 최소 2500~3000원에서 많게는 5000원까지도 붙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음식값도 많이 올랐는데 배달료까지 4000원 씩 더 내자니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 요즘에는 최대한 이용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남구의 한 대학가에서 주먹밥 가게를 운영하는 40대 이모 씨는 올해부터 음식값과 고객 부담 배달료를 일제히 10%씩 인상했다. 식자재 값이 오르고 수수료와 배달료가 급등하자 손실 감당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씨는 2만 원 어치를 주문받을 경우 앱 수수료 3200원(16%)과 업주 부담 배달료 3000원, 포장비 600원 등을 뺀 1만3200원을 손에 쥐게 된다. 카드수수료와 광고비는 별도다. 이 씨는 “수수료가 너무 부담스럽지만 앱을 쓰지 않는 건 장사를 안 하겠다는 말과 같아서 ‘울며 겨자먹기’로 이용 중”이라며 “늘어난 비용을 업주 혼자 감당하기 어려워 결국 음식값을 올리게 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지역 기본 배달료는 기존 3000원에서 올 들어 4000원 수준(업체마다 다름)으로 올랐다. 올해부터 기사 고용보험 가입이 의무화된 영향이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기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배달대행 업체들은 각 배달앱이 지난해부터 ‘단건 배달’(한 건당 한 집 배달)로 시장점유 경쟁을 벌이면서 높은 배달료를 제시해 기존 기사를 모두 빼갔다고 입을 모았다. 높아진 배달료만큼 배달 수수료는 늘고 부담은 업주와 고객의 몫이다.
이 때문에 자영업자들은 최근 정식 출범한 동백통에 기대를 걸고 있다. 부산시가 가입비 광고비 수수료 없는 ‘3무(無 )정책’을 앞세운 만큼 정착에 성공하면 소상공인은 물론 소비자 부담도 낮아질 수 있어서다. 이 씨는 “매장에 오는 손님의 80% 이상이 동백전을 사용한다. 동백전의 캐시백 유인 효과가 크기 때문에 동백통도 하루빨리 활성화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혜택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40대 주부 임모 씨는 “민간앱 주문 시에도 ‘만나서 결제’를 선택하면 동백전 사용이 가능해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자영업자의 줄어든 수수료만큼 소비자에게도 배달료를 낮춰주면 경쟁력이 더 생길 것 같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