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시간만 참으면 사용가능하다’고 장담했던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이 사흘 내내 ‘먹통’이 되면서 주말 나들이에 동백전을 사용하려 했던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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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등 안드로이드 시스템 사용자들이 플레이스토어에서 “동백전”으로 검색하면 두 번째 위치에서 부산은행 동백전 앱을 발견할 수 있다. 첫 번째로 나오는 부산 동백전(코나아이) 앱은 코나아이가 지난해 동백전을 운영하면서 사용한 앱으로 현재는 동백택시로 쓰이고 있다. |
부산시와 동백전 신규 사업자인 BNK부산은행은 운영대행사 교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운영이 중단된 ‘동백전’ 서비스가 4일 오전 9시 재개된다고 3일 밝혔다.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총 81시간 만에 서비스가 개시되는 셈이지만 만에 하나 또다른 이상 징후가 나타난다면 시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부산은행은 문제가 발생한 지난 1일부터 은행 전산팀과 BNK시스템, 컨소시엄사인 KIS정보통신의 전산 담당자를 대거 확충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
이번 사태의 징조는 지난달 22일부터 불거졌다. 당시 시와 부산은행이 ‘4월 1일 오후 2시 서비스 시작’을 발표했을 때 너무 서두른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틀 정도 예상된 고객 데이터 이관을 불과 14시간 만에 처리해 전년도 사업자인 코나아이의 소요시간 105시간(지난해 4월 1일 0시~5일 오전 9시)을 7분의 1로 줄이겠다는 장담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비스가 시작된 1일 우려는 현실이 됐다. 동백전 앱을 다운받고 실행하자마자 계좌 본인인증을 하는 외부 신용평가회사와 동백전을 연결하는 과정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부산은행은 ‘오후 3시 이후 이용 가능’ 메시지를 띄운 뒤 문제 해결에 나서 3시부터 서비스를 재개했지만 이번에는 접속자가 대거 몰리면서 접속 지연 등 정상적인 사용이 불가능했다. 앱을 실행시키면 ‘현재 동시 접속자가 많아 잠시 대기 중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대기자와 예상 대기시간이 최대 7만여 명, 최대 7만여 초를 기록했다. 앱을 다운로드하기 위해 20시간을 대기해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갤럭시 등 안드로이드 시스템 이용자들은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을 찾지 못해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가장 먼저 보이는 ‘부산 동백전(KONA)’ 앱은 코나아이의 앱으로 아이폰 앱스토어에서는 동백택시로 명칭이 바뀌었지만 플레이스토어에서는 그대로여서 혼란을 야기했다.
실제 부산은행이 만든 동백전(부산은행) 앱은 171번째까지 내려가야 찾을 수 있었고, 그나마 동백전 앞뒤에 쌍따옴표를 붙여야(“동백전”) 검색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졌다.
시와 부산은행은 지난 1일 사과 문자와 함께 4일 오전 9시 서비스를 재개한다고 발표했지만 사용량이 많은 주말 내내 동백전 사용이 꽉 막힌 시민의 ‘분노 게이지’는 급상승했다. 해운대구 우동의 이모(47) 씨는 “주말 20% 할인행사를 하는 세탁소를 이용하면서 겨울옷을 한꺼번에 맡겨 8만 원가량 결제했는데 동백전이 안 돼 너무 속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네티즌은 “배달 음식을 주문하면서 동백전으로 결제해 10% 캐시백을 받으려고 배민(배달의민족) 쿠폰도 포기했는데 결국 쿠폰도 못 쓰고, 캐시백도 못 받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부산은행은 동백전 서비스가 정상화된 뒤 동백전 이용자 보상 방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백전
부산시 상징화인 ‘동백꽃’과 화폐를 의미하는 ‘전(錢)’을 합성해 만든 부산 지역화폐 명칭. 사용 금액의 10%를 캐시백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