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역 마트서도 24~30%↑
- 돼지국밥 들어간 고기 양 줄어
- 전문가 “7월 추가 인상 가능성”
직장인 박모(48·해운대구) 씨는 최근 캠핑에서 먹을 돼지고기를 고르다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삼겹살 400g이 조금 넘는 고기 한 팩 가격이 대폭 할인해도 1만3000원을 넘었기 때문이다. 네 식구가 먹으려면 세 팩은 사야 했지만 가격이 부담돼 두 개만 집어 들었다. 박 씨는 “캠핑 때 꼭 먹는 음식이 삼겹살인데 올라도 너무 올랐다. 만만하게 먹던 삼겹살도 큰맘 먹고 사야 해 장 볼 때마다 무서울 지경이다”고 혀를 찼다. 최모(51·연제구) 씨는 “직장(연제구) 근처 돼지국밥집을 자주 가는데 요즘 고기양이 눈에 띄게 줄어 한 그릇을 다 먹어도 크게 배부른지 모르겠다”며 “물가 상승과 돼지고기 가격 급등이 체감됐다”고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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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부산 북구 농협하나로클럽 부산점슈퍼를 찾은 고객이 돼지고기 가격을 비교하고 있다. 이날 하나로클럽은 최근 가격이 급등한 삼겹살 (100g, 정상가 3480원)을 2590원까지 할인하며 고객잡기에 나섰다. 여주연 기자 yeon@kookje.co.kr |
전반적인 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밥상의 필수품인 돼지고기 가격도 무섭게 치솟고 있다. 매년 야외활동이 시작되는 5월부터 추석 전까지 돼지고기 가격은 수요 증가로 소폭 오르지만, 올해는 최근 몇 년 동안 겪지 못한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것과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 곡물 가격 인상이 사룟값 상승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24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3일 기준 삼겹살 평균 등급 도매가격은 ㎏당 7335원으로 1년 전(5302원)에 비해 38% 올랐다. 국제곡물가격 상승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3월 24일 가격(4539원)과 비교하면 61.6%나 상승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가격을 봐도 삼겹살 1㎏ 가격은 3만9900원으로 1년 전(2만9440원)보다 35.5% 올랐다.
이날 부산지역 A마트의 1㎏ 가격은 3만800원으로 1년 전(2만4800원)에 비해 24.2% 올랐고, B마트도 1년 전(2만6800원)보다 30% 오른 3만48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수영구 민락골목시장에서 잉꼬식육점을 운영하는 홍재삼 대표는 “지난해 삼겹살을 ㎏당 1만8000원 가량에 사들였는데 지금은 2만3000원 수준이다. 5월이면 값이 오르긴 하지만 올해는 특히 비싸다. 손님들도 비싸다고 사가는 양을 줄여 소매가를 많이 올리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또 “소비자가 원하는 부위는 삼겹살과 목살에 집중돼 일부 도매 업체에서 비선호 부위인 앞다리 뒷다리 고기를 삼겹살에 붙여 파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가격 급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국제곡물가격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운송 등 공급에 차질이 생긴 데다, 세계 곡물 산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겹치며 상승이 가속화됐다. 우크라이나는 가축 사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옥수수 세계 3위 수출국이다.
더 큰 문제는 전쟁에 따른 인상분 반영이 7월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한 마트 축산 바이어는 “사룟값 인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자 키울수록 손해가 난다는 판단에 사육을 중단하는 축산 농가도 발생하고 있다”며 “7월 이후에 전쟁에 따른 인상분 반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