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리 가계대출 부담도 늘어
- 팍팍한 삶 지출 줄이기 안간힘
- 식비 부담 커지자 편의점 인기
- 유가 상승에 자가용 이용 포기
직장인 김모(32) 씨는 지난달부터 점심 식사를 사내 식당에서 해결하고 있다. 점심 시간 동료와 회사 근처 맛집을 찾는 것이 직장 생활의 즐거움 중 하나였으나, 점심값이 한 끼에 1만 원을 넘나들자 ‘맛집 탐방’을 중단했다. 커피도 카페에서 인스턴트 커피로 바꿨다. 김 씨는 “사내 식당 식권 가격은 4500원이라 식당에 한 번 가는 가격으로 두 끼를 해결할 수 있다. 매일 한 잔씩 마시던 4000원 안팎의 커피도 끊었다”며 “월급은 제자리이고 물가는 너무 올랐다. 주식 투자액까지 반토막이 나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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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부산 동래구의 한 편의점에서 고객이 도시락 제품을 고르고 있다. 외식 물가가 상승하면서 이 편의점의 도시락 매출은 이달 들어 19일까지 전년 대비 48.6% 늘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고물가·고금리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도 굳게 닫히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물가도 급등하자 기존 지출을 줄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이달 들어 19일까지 편의점 도시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6% 늘었고, 오피스 밀집지는 35.1%나 뛰었다. 부산지역 매출도 27.0% 증가했다. 편의점 GS25의 도시락 매출 신장률도 같은 기간 48.6% 늘었다. 이는 식당 대신 편의점의 4000~5000원 대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의 외식물가 지수는 109.84(2020년=100)로 지난해 12월(105.65)보다 4.0% 올랐다.
CU의 할인 쿠폰 서비스 이용자도 급증했다. 올해 쿠폰 사용량은 전년 대비 49.3% 늘었고, 지난달은 68.9% 증가했다. 인기 높은 카테고리는 도시락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 간편식사류고, 커피와 컵라면 등이 뒤를 이었다. 사용량 신장률은 오피스가와 대학가가 각각 126.1%, 98.4%로 가장 높았다.
유가 상승에 자가용 출근을 포기하는 이도 늘고 있다. 수영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최모(45) 씨는 이달부터 회사 주차장 계약을 해지하고 대중교통 출퇴근을 시작했다. 자가용 이용시 30분인 통근시간은 버스와 도시철도를 타면 50분까지 늘어나지만 올해 또 한번 인상된 주차비와 기름값을 아끼기 위한 결정이다. 최 씨는 “주택 담보 대출 이자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생활비와 자녀 학원비까지 안 오른 것이 없다. 말 그대로 허리띠를 졸라 매며 버티는 중”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기름값은 날마다 역대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공시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와 경유 평균 가격은 이날 기준 각각 2110.46원과 2111.92원으로 집계됐다. 부산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 역시 2087.09원과 2095.95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