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 새 여섯 차례 금리를 인상하면서 기준금리는 1.75%포인트나 뛰었다. 당분간 물가가 6%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6명의 금통위원 전원일치로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2.25%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 2.25%는 2014년 9월 이후 처음이다. 한은이 한꺼번에 0.5%포인트 금리를 인상한 것과 4, 5, 7월 세 차례 연속 인상을 결정한 것도 전례가 없다.
한은은 결정문에서 “소비자물가는 6.0%를 상회했고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 방침을 시사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 뛰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일반 소비자)도 지난달 3.3%에서 3.9%로 올랐다.
이번 빅스텝은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14~1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이로 인해 한국(1.7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정책금리) 격차는 0.00~0.25%포인트로 좁혀졌다.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도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