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대규모 사업장을 둔 동국제강그룹의 4세 승계 구도가 윤곽을 드러냈다. 동국제강그룹은 주력사인 동국제강 인적분할을 추진하면서 장세주 회장의 장남을 전무로 승진시키며 본사로 발령 냈다. 업계는 이를 동국제강의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본다.

동국제강 장선익 전무

동국제강 인적분할 전후 사업구조

동국제강은 지난 9일 정기인사에서 장 회장의 장남이자 창업 4세인 장선익(40)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고 11일 밝혔다. 장 전무는 2007년 1월 동국제강에 입사해 미국·일본 법인과 전략실 비전팀장, 경영전략팀장을 거쳤고 2020년 말부터 인천공장 생산담당 상무로 근무했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하며 본사 구매실장으로 임명됐다.

동국제강은 “이번 인사는 성과주의 인사 기조를 바탕으로 지속적 성과 창출 기반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복합 경제위기의 불확실성과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미래 준비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동국제강은 지난 9일 이사회에서 동국홀딩스(가칭)를 존속회사로 두고 철강 부문을 열연 사업과 냉연 사업으로 인적분할하기로 했다. 열연 사업 신설법인은 ‘동국제강(가칭)’, 냉연 사업 신설법인 ‘동국씨엠(가칭)’으로 분리된다. 아연도금 강판, 컬러강판을 포함한 냉연 사업은 동국씨엠이 총괄한다. 컬러강판을 생산하는 부산공장(감만동)은 동국씨엠 소속이 된다.

신설법인이 될 ‘동국제강’은 전기로 제강 사업과 봉강(근)·형강·후판 등 열연 사업을 맡고 부산 신평공장은 동국제강 소속으로 바뀐다. 본사인 존속법인 ‘동국홀딩스’는 전략 컨트롤타워와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맡는다.

분할 비율은 동국홀딩스 16.7%, 동국제강 52.0%, 동국씨엠 31.3%다. 동국홀딩스는 분할 완료되면 공개 매수 방식의 현물 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다. 내년 5월 주주총회를 열고 6월 사업 재편이 완료된다.

동국제강그룹의 분할 역시 4세 승계 구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동국제강그룹은 형제경영 중이다. 장세주 회장은 대주주로 있으면서 실질적인 경영은 장 회장의 막냇동생인 장세욱 대표이사 부회장이 맡는다. 앞으로 장 회장 장남이 동국홀딩스를 맡고, 신설법인들은 장 회장 장남의 4촌 형제들이 지분을 나눠 갖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