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부산 강서구 미음산단 조선해양기자재공업회관에서 조선해양기자재 업계와 유관기관 간 애로 해소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제공

조선해양기자재산업계의 애로가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조선기자재 업계는 지난해부터 국내 조선업 수주 호황에 따라 조선해양기자재 업체도 수주 물량은 확보됐지만 여전히 인력난 에 허덕이고 있다.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은 17일 강서구 미음산단 조선해양기자재공업회관에 중소기업 인력 수급 및 정책 지원의 핵심 기관 3곳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부산출입국외국인청 부산고용노동청 부산중소벤처기업청 등 3개 기관의 대표가 참가했는데 이들 3개 기관이 한 자리에서 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최금식 조합 이사장 등 20여 명의 업체 대표가 참석했다.

조합 최병국 전무는 “법무부에서 법개정 등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E-7(전문직), E-9(비숙련공) 취업비자 등 일부 법령의 세부 시행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외국인 노동자 고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원활한 인력공급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조합은 지난해부터 조합원업체 347개사를 대상으로 3회에 걸쳐 신규인력 채용에 대한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년까지 생산 인력이 1000명가량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생산노무직에 대한 내국인 기피현상이 심해 외국인 근로자로의 대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오리엔탈정공 박세철 회장은 “노사 합의 시 추가연장근로가 가능하도록 주 52시간 근로제의 완화 시행을 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와 함께 ㈜파나시아 이수태 회장은 “글로벌 트렌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연구개발(R&D) 인력 확보 및 청년인재 유입 확대 등의 지원책 마련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반도마린 김종백 대표는 중소기업 보호정책으로 시행 중인 직접생산자 증명과 관련해 증명서 불법 취득에 대한 면밀한 사례조사와 처벌 규정 강화를 통해 중소기업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디제이에프 오영원 대표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기업지원 사업의 탄력적 시행과 행정절차 간소화에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17일 부산 강서구 미음산단 조선해양기자재공업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 이어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제공

이 같은 건의에 대해 부산출입국외국인청 이동휘 청장은 “외국 인력의 원활한 수급을 뒷받침하기 위해 법무부와 부산외국인청이 정책을 촘촘하게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부산고용노동청 양성필 청장은 “구인난 해소를 위해 조선업종 특별취업지원팀을 통한 채용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제도 개편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본부에 적극적으로 전달하겠다”고 설명했다. 부산중소벤처기업청 김일호 청장은 부산조달청 등과 긴밀히 협조해 직접생산 위반업체에 대한 관리·감독 및 입찰참가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고, 특히 선박하도급 관련 올해 시행되는 납품단가연동제가 지역 조선기자재 업계에도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마무리 인사에 나선 최금식 조합 이사장은 “어렵게 찾아온 조선기자재 산업의 호황기가 기대되는 만큼 인력수급 분야 등 정부 및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