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임 의지 보인 구현모 포기
- 윤경림 후보자도 사의 밝혀
- 與 압박·국민연금 입김 영향
KT 새 대표이사 선정을 둘러싼 혼란이 점입가경이다. 구현모 현 대표이사가 돌연 연임을 포기한 데 이어 새 대표이사로 내정된 윤경림 후보자도 사의를 밝혔다. KT를 차지하기 위한 현 여권의 압박이 원인이라는 설이 파다한 가운데 오는 31일 주주총회에서 어떤 결정이 나올지 주목된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윤 후보자는 지난 22일 KT 이사들과의 조찬 회동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윤 후보자는 이사들에게 “내가 대표이사가 되면 KT가 망가진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인사가 윤 후보자의 결심을 만류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KT는 27일이나 28일 이사회를 열어 윤 후보자 거취를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주주총회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윤 후보자가 사퇴하면 구 대표이사가 당분간 계속 KT를 이끌든지, 직무대행을 선임해야 한다.
대표이사 선임을 둘러싼 ‘KT 파동’을 놓고 각종 설도 난무한다. 지난달 대표이사 공모 때 친여권 인사가 대거 탈락하면서 KT에 대한 여권 압박이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2일 전·현직 임원으로 채워진 차기 대표 후보 면접 대상자 4명의 명단이 공개되자 “그들만의 리그” “이권 카르텔” 등의 표현을 쓰며 맹비난했다. 또 수사 당국을 향해 “구 대표와 일당에 대한 수사에 조속히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T는 완전히 민영화된 지 21년째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으로 몸살을 앓아 왔다. 국민연금이 최대 주주라는 이유로 정권 때마다 전리품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KT에 유독 자리가 많고 사업 영역이 넓은 것도 집권 세력이 KT를 차지하려는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KT는 상장사 10곳을 포함해 총 52개 자회사가 있으며 부동산 물류 금융업(BC카드)까지 진출했다.
전 정부가 임명한 인사들이 공공기관 경영진을 차지한 상황도 여권이 KT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이유로 보는 시각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캠프 인사 상당수가 대선 1년이 지나도록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