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 지역간 전력수급 불균형 문제
- 요금 비싸지면 기업 지역이전 기대
“대한민국은 사실상 섬입니다. 독일 프랑스 등은 남는 전력을 이웃 나라로 넘길 수 있지만 우리는 모자라는 전력도 우리가 다 감당해야 합니다. 송전망의 안정적 구축과 지역별 차등전기요금제 추진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되면 수도권 전기요금이 20~30% 비싸지면서 기업이 자연스럽게 지역으로 입지를 옮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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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이 지역별 전력 수급 불균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재 프리랜서 |
지난 20일 부산롯데호텔 3층 펄룸에서 열린 국제아카데미 20기 16주 차 강연은 ‘새로운 전기의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를 주제로 진행됐다. 강사로 나선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은 서울대 농과대학, 환경대학원(공학 박사)출신으로, 유튜브 채널 ‘최준영의 지구본연구소’를 운영하며 국제 정세와 에너지 분야 분석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최 전문위원은 “우리나라 전기의 안전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호(집)당 정전 시간은 한국(2021년)이 연간 8.9분으로 일본(2020년 8.0분) 독일(2020년 10.7분)과 비슷하고, 영국(2016년 38.4분) 프랑스(2016년 48.7분) 미국(2020년 47.3분) 등과는 비교할 수 없이 짧다. 송·배전 때 전력 손실률도 2021년 기준 3.5%로, 캐나다(2019년 3.4%)를 제외하면 가장 낮다.
문제는 지역 간 전력 수급 불균형이다. 2021~2022년 수도권 전력 수요가 겨울철 최대 36.7㎾로 전국의 43.9%를 차지하지만, 인천을 제외한 서울 경기는 전력 자립도가 낮아 불균형이 발생한다. 최 위원은 “주요인은 전력 다소비 업종인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이다. 전체 민간 데이터센터의 약 75%가 수도권에 있다. 이는 인력 확보, 인프라 활용 등 기술적 요인 외에도 토지 가격 상승을 기대하면서 서울과 수도권 요지에 투자한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반도체는 대표적 전력 다소비 업종으로 2019년 기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사용하는 전기가 국내 소비량의 5%에 이른다. 반도체공장을 경기 평택·용인에 증설하면서 전력의 수도권 집중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가장 큰 문제는 발전량에 견줘 송전망 구축이 늦어지는 것이다. 동해에는 석탄화력 설비가 증설되고 있는데, 전기를 보내지 못하게 되면서 감발(전기 생산을 줄임)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제주 역시 풍력발전이 늘면서 출력을 제한한 것이 103회에 달한다. 그런데도 송전 선로 건설은 계속 지연되고 있다.
재생에너지도 문제가 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개발이 전남 강원 제주 등지에 집중되면서 송전망에 문제가 생기는 데다 전력 생산의 변동성이 커진다. 꾸준히 전력을 생산하는 원자력·화력과 달리 재생에너지는 태양과 바람 등의 환경적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결국 통제되지 않는 재생에너지 생산을 위해 기존 원자력·화력 등의 발전량을 제어해야 하는 상황이다. 독일 등 다른 나라들은 이웃 국가를 활용해 이를 극복하고 있다. 독일은 주변 11개국과 연계해 남는 전기는 보내고 부족한 전기는 받아온다.
최 위원은 “지역별 차등전기요금제를 강하게 추진하면 수도권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기업과 데이터센터가 늘 것”이라며 “부산 울산 경남은 이런 장점을 부각해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