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시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액이 6억4000만 달러(약 8457억 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5억1000만 달러)보다 25% 늘었고, 4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실제 투자가 이뤄진 ‘도착액’은 2억7000만 달러 수준에 그쳐 전년(3억8000만 달러)보다 되레 1억 달러 이상 줄었다. 어떻게 된 것일까.
10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내 FDI 도착액은 2억7243만 달러로 신고액의 42.4%에 그쳤다. 2020, 2021, 2022년 FDI 신고액은 지난해보다 적었지만 도착액 비율은 62.6~107.7%를 나타내며 3억2404만 달러~3억8714만 달러 분포를 보였다.
신고액은 역대 최대를 경신했지만 실제 성과인 도착액은 2020년 이후 가장 적었고, 신고액 대비 도착액 비율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부산시가 ‘3년 만에 최저’ 대신 ‘역대 최고 신고액’만을 강조하며 외투 성적을 두고 과대 홍보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부산시는 FDI 신고가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상반기 1억6000만 달러 수준이었던 FDI 신고액은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3배 수준인 4억8000만 달러가 몰렸다. 신고 이후 투자는 기업 여건에 따라 짧게는 2~3년, 길게는 5년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도착액이 늘어날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시 김귀옥 투자유치과장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3고(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악재가 겹치는 등 투자가 위축돼 크게 기대를 못했는데 그럼에도 하반기에 투자가 많이 몰렸다”며 “FDI는 ‘투자금액 1억 원 이상, 지분의 10%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의 투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부산의 외국인직접 투자와 기존 기업 활동이 더욱 활발했던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엑스포 유치 활동 등으로 부산이라는 도시가 더 알려졌기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작년 FDI 신고액을 업종별로 분석하니 서비스업은 58.3%(3억7000만 달러)를, 제조업은 17.4%(1억1000만 달러)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전기·가스, 건설 등이었다.
주요 투자국가별 비중은 영국(24.4%) 싱가포르(24%) 미국(17%) 케이만군도(5.6%) 순이었다. 영국은 전기·가스 등 에너지 신산업과 관련, 1억6000만 달러를 투자해 최대 투자국이 됐다. 싱가포르는 금융·보험 및 연구개발·과학기술, 미국은 정보통신 등에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