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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금 40년 외길…자동차 부품 연간 1000만 개 납품

불황을 모르는 기업 <8> 경일금속

  •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  |   입력 : 2024-06-25 18:42:26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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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평재 대표 1985년 문 열어
- 현대車 등 주요기업이 고객사
- 도금·용접결합 등 新기술 개발
- ‘녹산조합’ 설립 등 업계 대변
- “납품단가 연동제 정착 절실
- 정부가 중기에 많은 관심 당부”

경일금속 박평재(65) 대표는 40년 가까이 ‘도금 외길’을 걸어온 부산의 손꼽히는 도금 기업인이자, 부산의 도금업계와 전국의 뿌리산업 발전에 노력과 헌신을 아끼지 않는 일꾼이다. 부산의 첫 도금 협동조합이었던 ‘녹산도금사업협동조합’을 1988년 창립해 이사장을 지내고, 제4·5대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 회장을 역임한 박 대표는 현재 중기중앙회 부회장으로 전국 중소기업인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경일금속 박평재 대표가 약품 처리부터 식히고 말려 최종 표면처리를 하는 과정 등 도금 공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거제수산고(현 거제제일고)와 국립목포해양전문대를 졸업한 박 대표는 ‘당연히 해양 쪽 일을 하겠거니’ 했다. 매형의 사업을 도와 우연히 도금산업에 발을 들였고, 1978년부터 시작된 도금업과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현장에서 일을 배우며 수십 단계의 생산 공정을 몸으로 체득한 박 대표는 1985년 경일금속을 창업했고, 자동차 엔진부품 도금을 전문적으로 하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회사를 키웠다.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에 도금된 제품 수십 종을 연간 1000만 개 이상 납품 중이다.

박 대표는 취재진에게 현장을 직접 소개하면서 도금 공정을 설명했다. 크고 작은 자동차 부품은 물론 옷과 신발에 붙은 자그마한 장식에도 표면처리는 필수다. 정밀한 도금일수록 부식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고 제품의 수명을 연장한다. 공장에 설치된 육중한 장비에 매달린 자동차 부품이 약품 처리와 차가운 물에 식히는 과정을 반복했다. 두어 시간의 공정이 끝나면 작업자들은 수작업으로 제품에 묻은 물기를 말려 최종 표면처리를 진행했다.

박 대표는 “휘어진 형태의 제품이라 바람을 쏘아 구석구석 말린 후 작업하는 것”이라며 “도금은 제조업의 가장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이다. 기초 공정산업의 특성상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최종 제품에 내재돼 제조업의 기본이 되는 동시에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낡고 열악한 환경에 고된 일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그럼에도 기술개발과 생산공정 개선을 통해 우수한 도금제품을 공급한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경일금속은 2017년 정부의 스마트팩토리 사업에 참여한 이후 지속해서 생산 공정을 개선해 왔다. 자동차 엔진 부품 표면처리 기술력 향상에 주력하던 박 대표는 2007년 자동차 엔진부품 용접기술 전문업체인 ‘희성테크’도 설립해 도금 기술과 곡면부 용접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생산기술도 갖췄다. 40년 가까이 기업을 해오며 수많은 부침이 있었지만 헤쳐나올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밸류체인 구축과 독창적인 융합 기술의 활용 덕택이었다.

박 대표의 노력은 회사를 넘어 업계를 아우른다. 가장 뿌듯함을 느끼는 활동 중 하나가 ‘부산녹산도금사업협동조합’의 설립이다. 현재 부산에는 5개의 도금 협동조합이 있지만, 박 대표가 설립을 추진한 ‘녹산조합’의 역사가 가장 오래됐다. 1988년 약 25개 회사가 모여 시작한 조합은 뜻을 모아 녹산국가산단 내에 협동화단지를 조성했고, 도금업종 집적화를 거쳐 폐수처리 비용을 기존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폐수 배출이 많은 업종 특성상 업계 경쟁력 강화에 큰 힘을 실은 계기가 됐다. 이후 업계 대책위 활동이나 홍보에도 앞장섰던 박 대표는 현재 전국 도금업계를 대표하는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전국 중소기업인의 목소리를 어느 때보다 귀 기울이는 요즘의 관심사는 ‘납품단가 연동제’의 정착이다. 제조원가부터 전기료 가스요금 인건비까지 가격이 오르지 않은 항목이 없지만, 경쟁이 치열한 데다 협력업체 처지에서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란 언감생심이다. 위탁기업과 수탁기업의 상생을 위해 원재료 가격 변동 시 납품대금을 조정하는 ‘납품대금 연동제’가 마련됐지만, 지켜지지 않은 곳이 수두룩하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중소기업이 감히 대기업을 상대로 재료 가격이 올랐으니 물품 가격을 올려달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 인건비도 오르고, 근무시간도 제한이 있어 중소기업 경영이 쉽지 않다”고 호소하며 “정부가 열린 마음으로 상황을 잘 살피고, 국내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중소기업에 필요한 정책과 관심을 보여주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 박평재 대표는

1985년 

경일금속 창립

2007년

희성테크 창립

2003~2018년 

부산녹산표면처리사업협동조합 이사장(4선)

2013~2017년 

중기중앙회 부산울산지역 제4·5대 회장

2019년~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중기중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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