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사 “기업구매 웹사이트 구축”
- 소진공, 설에 카드형 이용 권장

발행액이 5조 원에 달하는 디지털 통합 온누리상품권이 오는 3월 1일 정상 오픈이 어려워 결제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국조폐공사의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사업의 준비 부족에 대해 설명했다. 웹케시 제공

웹케시그룹은 최근 서울 영등포구 그룹 회의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온누리상품권 신규 사업자인 한국조폐공사의 준비 부족으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은 이 간담회에서 “조폐공사도 정상 오픈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소상공인 피해가 예상된다면 하루빨리 운영 중단을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상점가에서 현금처럼 사용하는 유가증권이다. 명절 기간에는 최대 15% 할인된다. 온누리상품권은 카드형, 모바일형, 지류로 구분되는데 그동안 카드형은 KT, 모바일형은 웹케시그룹 계열사 비즈플레이가 운영했다. 오는 3월 신규 오픈 예정인 디지털 통합 온누리상품권은 카드형과 모바일형을 통합한 형태다.

지난해 8월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신규 사업자로 조폐공사가 선정된 이후 신규 사업자와 이관 사업자(비즈플레이) 간에 상당한 마찰이 있었다. 공공기관인 조폐공사가 비즈플레이 측에 영업비밀인 ERD(Entity Relationship Diagram·플랫폼 설계도)를 요구하고 이를 받고도 제대로 된 정보보호확약을 하지 않으면서 비즈플레이 측이 반발해 왔다. 조폐공사가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운영을 위해 하도급을 쓰면서 ERD가 하도급 업체에 넘어가면 비즈플레이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비즈플레이와 조폐공사는 신규 사업자로서 정상적인 이관 작업을 통해 중소벤처기업부 과업 지시 사항인 2025년 1월 1일 정상 오픈을 해야 했지만 준비 부족으로 2개월 연장했다. 이번에는 설 명절을 앞두고 선물하기, 기업 구매 등 일부 서비스에서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온누리상품권은 명절기간 발행액 5조 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구매된다.

모바일 상품권 신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발주처가 모바일 금융 생태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소비자와 소상공인에게 피해를 줬던 대표적 사례는 부산 동백전 서비스 중단(2021년 4월, 2022년 4월), 서울페이 결제 대란(2022년 1월 결제 오류 등)이 꼽힌다. 이번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사업 역시 이와 비슷한 경로로 진행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서비스 이관 작업 역시 이관 스펙(이관사업자와 신규사업자 간 데이터 이전 항목 합의)이 확정되고 이관 작업이 이뤄진 후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간 안정화 테스트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사업 발주처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설 명절 기간 모바일 상품권 선물하기 기능 제약으로 발생하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제약사항이 없는 카드형 상품권 구매·이용을 적극 안내하겠다”고 설명했다.

조폐공사는 5일 보도자료를 내고 “3월 1일 온누리상품권 통합 플랫폼 오픈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사는 “현재 법인카드, 계좌이체 구매 기능, 직원별 상품권 대량 발송 등 기업구매 웹사이트 구축을 완료했으며, 모바일 상품권 데이터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사업자가 자료 이관 등에 비협조적이며 공사의 업무 진행을 방해하는 등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불만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