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을 맞은 부산상공회의소 양재생(사진) 회장이 선거 당시 밝혔던 100억 원 규모 사재 출연을 사실상 철회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양 회장은 임기 내 순차적으로 이바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향후 이행 여부에 지역 상공계와 지역사회의 촉각이 쏠릴 전망이다.
양 회장은 20일 취임 1주년을 맞아 마련한 기자 간담회에서 100억 원 출연과 관련한 질문에 “취임 당시 지역경제 발전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후 부산상의에 특별회비를 납부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바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순차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대답했다.
양 회장은 지난해 2월 상의 회장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자청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당선되면 부산 상공계 발전을 위한 기부금 100억 원을 쾌척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양 회장은 취임 이후 100억 출연에 대해 재단 설립 등 출자 방식과 운용 등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만 줄곧 밝혀왔다.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장인화 제24대 부산상의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출사표를 낸 양 회장은 경선을 앞두고 이와 같은 계획을 공개해 상공계와 지역사회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후 지역 상공계는 직전 선거가 경선으로 치러지며 발생했던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화합을 도모하자는 데 뜻을 모았고 장 전 회장이 전격 불출마를 선언했다. 양 회장은 추대를 거쳐 지난해 3월 15일 제25대 회장으로 선출됐으며 임기는 3월 19일부터 시작됐다.
과거 부산상의 회장 선거에서도 발전기금 등 기부 공약이 나온 적 있지만 실제 이행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양 회장 역시 취임 1년이 되도록 구체적이고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서 시민과 지역사회의 실망이 크다. 지역 한 경제계 관계자는 “부산상의 회장직은 지역 경제계를 대변하는 무거운 자리다. 이런 자리에 오르기 위해 나서면서 지키지 못할 공약이나 계획을 내놓는 행태를 답습하는 것은 우려스럽다”며 “현 회장을 포함해 향후 상의 후보자나 후임자들 모두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언행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양 회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복합리조트 유치, HMM 본사 부산 이전 등 진행 중인 지역 현안을 계속해서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4일에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위해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을 면담하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면담도 검토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