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업계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라 불리는 46파이(지름 46㎜) 배터리 양산에 돌입하며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파고 넘기에 들어갔다.

삼성SDI가 지난 3월 개최된 ‘인터배터리 2025’에서 46파이 배터리 라인업을 공개했다.

삼성SDI는 지난 28일 베트남 법인에서 4695(지름 46mm, 높이 95mm) 배터리 모듈 출하식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차세대 46파이 배터리의 양산 공급은 국내 배터리 업체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4695 배터리 셀은 천안사업장 마더라인에서 생산되며 이를 베트남 법인에서 모듈로 조립한 후 마이크로 모빌리티용으로 미국의 고객사에 초도 물량을 공급한다.

삼성SDI는 차별화된 제품 기술력 및 제조 경쟁력, 품질 역량을 바탕으로 애초 계획보다 1년 이상 앞당겨 46파이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SDI의 46파이 배터리는 고용량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와 독자 특허 소재인 SCN(Silicon Carbon Nanocomposite) 음극재를 적용했다.

삼성SDI는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스웰링 현상을 줄이는 동시에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수명을 늘렸으며 안전성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삼성SDI는 전극 끝부분을 여러 개의 탭으로 만들어 전류의 경로를 확장하는 ‘탭리스(Tabless) 기술’을 적용해 내부 저항을 약 90%가량 낮추고 출력을 높였다. 46파이 배터리는 기존 21700(지름 21mm, 높이 70mm) 원통형 배터리보다 에너지 용량이 약 6배 이상 향상됐다. 더 적은 수의 배터리로도 애플리케이션이 요구하는 용량 구현이 가능한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46파이 배터리 시장은 올해 155GWh에서 2030년 650GWh까지 확대해 연평균 3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통형 배터리는 리모컨이나 전동공구에 쓰이던 작은 제품이었지만 이제는 전기자동차 핵심 동력원으로 떠올랐다.

SK온은 이달 초 개최됐던 인터배터리 2025에서 처음 원통형 배터리 실물 모형을 공개했다. SK온은 46파이 배터리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준비 단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하반기 46파이 배터리 시험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부산 사상구에 본사를 둔 금양은 지난해 3월 열렸던 인터배터리 2024에서 4695 배터리 개발을 발표해 올해 6월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31일 공매도가 재개되자 코스피에서 배터리 관련 주식들도 유탄을 맞았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전장보다 61.81포인트 내린 2485.43을 기록했다. 지수는 전장 대비 44.54포인트(1.74%) 내린 2513.44로 출발한 후 낙폭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2500선을 하향 이탈한 것은 지난달 10일 이후 약 50일 만이다. 삼성SDI는 오전 11시 기준으로 18만9900원으로 전장 대비 9500원 내렸다(-4.76%). LG에너지솔루션 역시 같은 시각 전장 대비 2만3000원 내린(-6.39%) 33만3500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