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영업자 빚, 소득의 3.4배 달해
내수 부진 심화와 고금리 지속으로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한계 기업과 가계가 빠르게 늘고 있다. 연체율이 뛰고 부실채권이 불어난 가운데 신용카드 연체율과 가계부채 비율도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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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서울 시내 은행 현금인출기(ATM) 모습. 연합뉴스 |
27일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전체 연체율 단순 평균은 0.41%로 직전 분기인 지난해 말(0.34%)보다 0.07%포인트 올랐다. KB국민은행의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은 0.35%로 전분기 대비 0.06%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중소기업 연체율은 3개월 사이 0.40%에서 0.50%로 0.10%포인트 뛰었다. 기업대출 연체율(0.40%)은 2017년 1분기(0.51%)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의 전체 연체율도 0.27%에서 0.34%로 0.07%포인트 올랐다. 중소기업 연체율(0.49%)은 2017년 2분기(0.52%) 이후, 가계대출 연체율(0.29%)은 2019년 3분기(0.29%) 이후 최고였다.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 NPL(고정이하여신) 규모도 불었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NPL은 1분기 말 현재 총 12조6150억 원으로, 1년 전(9조1270억 원)보다 27.7% 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NPL은 올해 1분기 한꺼번에 1조7440억 원이나 늘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NPL은 연말까지 계속해서 늘다가 연말 부실채권 상·매각을 거치기 때문에 1분기 규모가 가장 작다. 그럼에도 올해 1분기 이례적으로 4대 은행의 NPL이 더 불어 사상 최대인 12조 원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부실채권 급증과 연체율 상승의 원인으로는 경기 부진과 고금리 장기화가 지목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장금리가 급격히 올라 한계기업의 부담이 가중됐고, 대내외 경기도 나빠지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중심으로 연체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부담스러운 금리 수준과 미국 관세정책 등으로 국내 기업의 수출 감소,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 지연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민의 자금 사정이 취약해지자 올해 1분기 카드사 연체율도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각 카드사의 3월 말 기준 연체율은 모두 상승했고, 하나카드는 출범한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2.15%)를 보였다. KB국민카드(1.61%)도 2014년 말(1.62%) 이후, 신한카드(1.61%)도 2015년 3분기 말(1.68%) 이후 각각 최고치였다. 9개 카드사의 지난달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4.83%로 2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LTI)도 한국은행 집계 기준 지난해 4분기 말 344.5%였다. 7분기 연속 하락세였으나 상승세로 전환됐다. 이는 자영업자가 연 소득의 3.4배에 달하는 규모 빚을 졌다는 뜻으로 같은 시점 비자영업자의 LTI(220.0%)보다 월등히 높았다. 자영업자의 은행권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감소한 반면 대부업 등 비은행권 대출 잔액은 증가해 부채의 질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