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이달 25일 미국에서 열기로 한 한·미 양국 간 ‘2+2 통상협상’이 한국시간으로 24일 오전 취소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대통령실 통신사진기자단 제공

기획재정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긴급 공지를 내고 “미국과 예정됐던 7월 25일 ‘2+2 협상’은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개최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개최하자고 제의했고, 한미 양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기재부는 다만 “(이미 미국에 도착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 측과 협의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한국시간으로 각각 지난 23일과 22일 방미길에 올랐다.

당초 이번 2+2 협상에는 우리 측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측에서는 베센트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었다.

우리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대한국 상호관세(25%) 부과(8월 1일)를 앞두고 이번 협상을 통해 사실상 마지막 ‘관세 담판’을 벌일 계획이었다.

관세를 아예 적용받지 않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자동차·철강 등 품목관세나 상호관세를 최대한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춰 미국 측과 협상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실제 구 부총리는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공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상호관세 유예 기한인) 8월 1일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은 만큼, 모든 관계부처가 원팀으로 국익과 실용 차원에서 계획을 치밀하게 짜고 있다”며 “마지막 (미국에) 갈 때까지도 최선을 다해 촘촘한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관세 협의’의 최대 고비이자 마지막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 ‘25일 2+2 협상’이 무산됨에 따라 8월 1일을 일주일여 앞두고 우리 정부가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더욱이 이웃국가 일본이 전날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극적으로 타결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발등의 불’이 떨어진 정부로서는 시간이 촉박할 수밖에 없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일본과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며 “미국이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15%”라고 전했다. 이는 기존에 예고했던 25%에서 10%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한편 구 부총리는 이날 오전 미국으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대기하던 중 ‘25일 협의 취소’ 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영규 기재부 대변인은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국 측으로부터 오늘(24일) 오전 9시에 (협의 취소)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