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코스피가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망감에 3% 이상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도 달러 강세와 외국인 주식 매도에 두달 여 만에 1400원대로 올랐다.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26.03포인트(3.88%) 내린 3,119.41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26.03포인트(3.88%) 내린 3119.41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률은 미국발 상호관세 충격에 급락했던 지난 4월 7일 -5.57%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602억 원, 1조720억 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개인은 1조6324억 원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코스닥도 전장보다 32.45포인트(4.03%) 내린 772.79에 장을 마쳐 지난달 14일 이후 종가 기준 800선을 내줬다. 하락률은 지난 4월 7일(-5.25%) 이후 최대치다.

이날 국내 증시는 전날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에 따른 경제 영향을 주시하는 가운데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망감에 하방 압력을 받는 흐름을 보였다. 전날 장 마감 후 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낮추고, 최고 35%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등의 내용이 담긴 세제 개편안을 공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세제 개편안에서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강화와 배당소득 분리 과세안 후퇴 등 정책 관련 실망감이 유입됐다”며 “전날 한미협상이 타결됐으나 경쟁국과 동일한 관세 수준에서 서프라이즈가 되기에는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오늘 한국 시장의 약세는 세제 개편안이 주원인으로 추정된다”며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재강화되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35%)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며 투자자들의 실망을 야기했다”고 평가했다.

간밤 미국 기술주가 약세를 보인 데다, 미국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예상치를 웃돌며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점도 매도세를 자극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3.50%)가 ‘7만전자’를 내줬으며 SK하이닉스(-5.67%)도 급락해 26만 원선을 내줬다. 세제 개편안 실망감에 KB금융(-4.42%), 신한지주(-4.26%), 미래에셋증권(-6.13%) 등 금융주도 일제히 내렸다.

외환시장도 들썩였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4원 급등한 1401.4원으로, 지난 5월 14일(1420.2원) 이후 처음으로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400원을 웃돌았다. 미국 관세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기준금리 동결 전망으로 이어지면서 달러 강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경제 성장이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관세 정책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종가가 100.032로, 지난 5월 20일(100.005) 이후 처음 100선을 넘었다. 현재는 전날보다 0.09% 내린 99.943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