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전·美웨스팅하우스 지재권 합의
- SMR 등 불평등 계약 포함도 논란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처음으로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업이 적자로 전환됐다. 공사 기간 지연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19일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올해 상반기 재무제표에 따르면 바라카 원전 사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UAE 원전 사업 등’ 항목의 누적 손익(올해 6월 말 기준)은 349억 원 적자로 집계됐다. 해당 손익이 적자로 나온 것은 처음이다. 누적 수익률(-0.2%)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총 4개 호기로 구성된 바라카 원전은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9년 한국이 해외에서 처음으로 수주한 원전 사업이다. 당시 수주액은 약 22조6000억 원이었다. 2021년 1호기를 시작으로 지난해 4호기까지 순차적으로 상업 운전에 들어갔다. 업계에 따르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공기 연장이 지목된다. 애초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했으나 실제로는 2024년에야 마지막 4호기가 완공됐다. 이 과정에서 추가로 들어간 비용을 놓고 모기업인 한전과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법적 다툼까지 벌이고 있다.

한편 올해 초 한수원과 한전이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와 맺은 지식재산권 분쟁 종료 합의문에 ‘한국 기업이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을 독자 개발해 수출하는 경우 웨스팅하우스의 기술 자립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또 합의문에는 한수원·한전 등이 원전을 수출할 때 1기당 6억5000만 달러(약 9000억 원) 규모의 물품·용역 구매 계약을 웨스팅하우스와 맺고, 1기당 1억7500만 달러(약 2400억 원)의 기술 사용료를 내는 조항도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약의 기간은 50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