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관세 영향, 공급 과잉, 내수 부진으로 부산지역 올해 4분기 제조업 체감경기 지수인 BSI가 66으로 나타났다.

2025년 4분기 지역별 BSI

2025년 4분기 주요 업종별 BSI 전망치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제조기업 2275개사를 대상으로 ‘2025년 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3분기 전망치보다 7 포인트, 지난해 4분기에 비해서는 11 포인트 하락하며 74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BSI는 지수가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체감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부산(66)은 관세여파로 지수가 70선 이하를 기록했다는 게 대한상의 설명이다.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이 나쁜 것은 금속과 기계 업종의 비중이 큰 영향이다. 부산은 전분기보다 15 포인트 하락했다.

3대 석유화학단지가 위치한 울산(74), 전남(60), 충남(71)도 주력 제품의 수요둔화와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면서 전분기보다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경남(78)은 중국과의 경쟁심화로 중소형 조선사와 기자재업체들의 수주가 감소하면서 기준치를 밑돌았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철강, 제약 등 업종에서 관세가 이미 발효됐거나 고율관세 부과가 예고되면서 수출기업(-13 포인트)의 전망치가 내수기업(-5 포인트) 보다 큰 낙폭을 보였다. 또한 건설경기 부진과 공급과잉의 영향으로 비금속광물, 석유화학, 정유 업종의 전망도 어두웠다.

자동차(60)는 이달부터 일본, EU보다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불리한 상황에 놓이면서 전망치가 전분기 대비 16 포인트 하락했다. 전방산업인 건설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비금속광물(56), 철강(63), 석유화학(63) 업종의 전망치도 70선 이하를 기록했다. 철강의 경우는 50%의 대미 관세, 석유화학은 중국 및 중동 발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이 배가 되는 상황이다.

반도체(98)와 식품(98)이 가장 선방했다. 반도체의 경우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이 있지만 AI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탄탄한 수요를 기반으로 기준치에 근접한 98을 기록했다. 식품은 명절특수와 K-푸드 수출 호조로 전분기보다 소폭 상승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그동안 부진한 내수를 수출 회복세가 뒷받침해 왔으나 최근 미국의 관세 부담이 본격화되면서 대미 수출 기업은 물론 중소 협력업체의 경영여건까지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대외 악재에 우리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정부는 긴급 유동성 공급을 비롯한 규제완화, 투자 인센티브 강화 등 지원책을 확대해 대외충격을 버틸 수 있는 방파제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