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7년 2월 개 식용 완전 금지를 앞두고 폐업한 농장의 사육 개 대부분이 도축용으로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이나 입양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정부 정책이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왔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보신탕을 파는 식당의 폐업률도 저조했다.

식용 목적으로 사육되는개.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천호 의원(경남 사천·남해·하동)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정부가 정한 폐업 1~2구간(올해 8월 말)에는 이전에 인가를 받은 개 사육 농장 1537곳 중 1072곳(69.7%)이 영업 중단 신고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곳에서 기르던 개 34만6313마리 가운데 96.6%에 이르는 33만4648마리는 도축으로 삶을 마감했다. 또 9308마리는 다른 개 농장으로 옮겼다. 반려견이나 경비견 전환(166마리), 분양·입양(385마리)된 개는 551마리에 그쳤다. 전체의 0.15% 수준이다. 1806마리는 사육 중 폐사했다. 그동안 폐업 농장에 지급된 보상액은 311억 원이었다. 같은 기간 보신탕 등을 파는 음식점은 전체 2361곳 중 8.7%인 207곳만 폐업 신고를 했다.

한편 개 식용 금지 시기가 다가오자 관련 음식점에서는 수입산 흑염소를 파는 것으로 파악됐다. 통계에 따르면 수입이 허용된 2023년 이후 뉴질랜드로부터 국내에 들어온 산양과 면양은 1357마리, 금액은 315만 달러(45억 원)였다.

서 의원은 “개 사육 농가 폐업은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지만 도축장을 비롯한 음식점은 줄어들지 않고 있어 반쪽짜리 정책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며 “정부는 남은 기간 관련 유통업체를 비롯한 식당 등의 적극적인 전업 유도를 통해 완전한 개 식용 금지 목적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