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지족해협 죽방렴어업, 하동·광양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 제주 해녀어업, 울진 금강송 산지농업이 전 세계가 함께 지켜야 할 유산이 됐다. 우리나라 농어업유산의 가치가 세계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어업.

2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31일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이들 4개를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공식 인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중요농업유산 목록에 총 9개의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농업유산은 하동 전통차 농업, 청산도 구들장논, 제주 밭담, 금산 인삼농업, 담양 대나무밭, 울진 금강송 산지농업 등 6개다. 하동·광양 재첩잡이 손틀어업,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 제주 해녀어업 등 3개는 어업유산으로 분류된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은 세계식량농업기구가 운영하는 국제 인증제도다. 전통적 농어업체계와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 지속가능한 활용을 지원한다. 현재 29개국의 102개가 농어업유산으로 인정받았다. 중국이 25개로 가장 많으며 일본이 17개로 뒤를 잇고 있다. 한국의 순위는 세 번째다.

이번에 세계식량농업기구의 공식 인증을 받은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어업은 삼국시대 이래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어업인 생계 수단이다. 섬과 섬 사이의 좁은 바다 물목에 조류가 흘러 들어오는 쪽을 향해 V자형으로 ‘말목’(가늘게 다듬은 말뚝)을 박은 뒤 촘촘한 대나무 발을 설치해 고기를 잡는다. 하루에 2회 정도 물때에 맞춰 들어온 고기만을 잡는 까닭에 남획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올해 7월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됐다.

하동·광양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

하동·광양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은 ‘거랭이’(대나무 대에 대나무 살을 엮어 망을 만들어 연결한 전통 도구)를 사용해 강바닥을 긁은 뒤 재첩을 채취하는 전통 어업 방식이다. 강물을 오염시킬 만한 별다른 도구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생태계 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영호남 구분 없이 운영되는 12개의 공동체(두레)는 지역 갈등 해소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시기는 2023년 7월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지난 10월 16일 문을 연 세계식량농업기구 박물관에 제주 해녀의 정신을 상징하는 ‘제주해녀상’을 영구 기증해 전시하도록 했다. 전통적인 여성 잠수어업의 가치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동시에 세계 중요농업유산 보존 활동과 연계된 협력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농식품부와 해수부 측은 “앞으로도 관련 지자체 및 세계식량농업기구 사무국과 긴밀하게 협력해 신안·부안 갯벌 천일염업 어업, 구례 산수유 농업, 의성 전통수리 농업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