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국제신문DB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29일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을 골자로 한 회생계획안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지난 3월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지 9개월 만에 나온 자체 자구안이다. 홈플러스는 당초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통해 통매각을 추진해왔으나, 매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개별 사업부 매각과 구조조정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게 됐다.

홈플러스는 약 290여 개의 점포를 운영 중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분리해 매각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운영비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익스프레스의 매각가는 시장에서 약 7천억 원에서 1조 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이 이뤄질 경우 대형마트 본체만 남게 돼 향후 전체 매각이나 추가 정상화 과정에서 사업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함께 홈플러스는 향후 6년간 적자 점포를 최대 41개까지 폐점하는 등 부실 점포 정리를 본격화하고, 자가 점포 매각을 병행해 추가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미 일부 점포는 영업 중단에 들어간 상태다.

인력 효율화 방안도 포함됐다. 장기 근속자를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과 정년 퇴직자 발생 시 추가 채용을 중단하는 자연 감소 방식을 제안했다. 영업이 중단되는 점포의 직원은 인근 매장으로 전환 배치해 고용을 유지하는 방안이 담겼다.

자금난 해소를 위해 홈플러스는 법원에 3,000억 원 규모의 회생금융(DIP 대출) 승인을 요청했다. 현재 홈플러스는 직원 급여를 분할 지급하고 공과금 및 납품 대금 결제가 지연될 정도로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다. 다만 해당 대출은 기존 채권보다 변제 순위가 앞서기 때문에 기존 채권단의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법원은 제출된 계획안의 법적 적합성을 검토한 뒤 채권단에 통보할 예정이다. 이후 관계인 집회를 열어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는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최종 인가 여부는 내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기한은 2026년 3월 3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