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 업체를 인수합병할 때 국방 당국이 실질적으로 인수 자체를 제한할 수 있는 방안이 추진된다.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민영화에 대비해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AI 지분율을 늘리는 가운데 KAI 인수전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경기 남양주시을 )은 방위산업체의 경영상 지배권 변동 시 국방부장관과의 사전 협의를 의무화하고 안보 우려가 제기되면 승인을 불허하도록 하는 방위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13일 밝혔다.
최근 대형 방산기업 간 지분 인수와 경영 참여 시도가 가속화되면서 무기체계 생산의 독과점 우려는 물론 군사작전요구성능 (ROC) 충족 여부, 국가안보 핵심기술 및 군사기밀 유출 가능성 등 군사 · 안보적 위험성이 엄중하게 대두된다는 게 김 의원 설명이다. 방산업체의 지배구조 변화는 무기체계의 연구개발·생산과 후속군수지원 체계 전반에 직결된다.
한화그룹은 지난 5월 KAI의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한 뒤 계열사를 통해 지분을 급속도로 확대했다. 지난 8월 기준 합산 지분율 15.89% 로 한국수출입은행에 이은 2 대 주주에 올라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월 31 일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주식취득(기업결합 ) 신고를 승인했으나 KAI가 KF-21 등 국가 핵심 항공무기체계를 도맡은 체계종합업체라는 점에서 경제적 심사를 넘어선 ‘국가안보 차원의 검증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그러나 현행 방위사업법 제35 조제 4항은 산업통상부장관이 방위사업청장과 협의만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법적 구속력이 없어 안보 주무부처 우려가 배제된 채 산업 논리만으로 승인이 강행될 수 있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열린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방위산업은 단순한 산업입니까, 국가안보 산업입니까”라고 물으며 방위력개선사업 집행기관인 방위사업청을 넘어 국가안보전략을 총괄하는 국방부장관을 협의 주체로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번 개정안은 산업통상부장관이 방산업체의 경영상 지배권 취득을 승인하려는 경우 방위사업청장뿐만 아니라 국방부장관과도 미리 협의하도록 했다(안 제35 조제 4 항). 나아가 국방부장관 또는 방위사업청장이 국가안보, 군사기밀 유지 및 국방정책 수행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제출하면 승인을 할 수 없도록 해 실질적인 구속력을 부여했다(안 제35 조제 5 항 신설 ).
김병주 의원은 “방위산업은 기업의 사익 추구나 단순한 시장 논리에 맡겨둘 수 없는 국가안보의 핵심 보루” 라며 “지배구조 변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보 공백과 기술 유출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고 국가안보와 국방정책의 일관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도적 기반을 확립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