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로이터 연합뉴스
|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64억달러(약 8조5천491억원) 규모의 해킹이 발생한 가운데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보안 체계를 점검하고 대응 강화에 나섰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가상자산 개인키를 오프라인으로 보관하는 시스템을 조정했다. 코인베이스는 이번 조치가 “순전히 예방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개인키를 오프라인에서 관리하면 외부 네트워크를 통한 원격 탈취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다만 가상자산 거래소의 보안은 개인키 관리뿐 아니라 복수 서명자, 자동 거래 절차, 스마트계약 권한, 외부 서비스 제공업체 등 여러 요소가 얽혀 있어 단일 방어책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크라켄도 업계에서 발생한 보안 사고를 분석하면서 자체 방어 체계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살펴보고 있으며, 전담 조직을 통해 잠재적인 취약점을 매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바이낸스 공격의 구체적인 침입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노트북이 해킹돼 무단 출금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개인키가 유출됐다는 증거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으며 거래 승인 인프라가 조작됐을 가능성도 조사 대상이다.
바이낸스는 단말기와 클라우드, 키 관리, 서명 체계 등 전반적인 보안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초기 조사 이후 추가 침입 사실도 확인했지만, 공격자들이 도구와 흔적을 지우는 이른바 ‘자기파괴 장치’를 사용해 수사가 어려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랩스와 체이널리시스는 이번 공격에 북한과 연계된 해킹 조직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직원에게 접근해 정보나 권한을 빼내는 사회공학적 수법이 노트북 침해에 활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바이낸스는 공격 이후 출금을 중단했으며 해킹으로 발생한 손실은 회사가 전액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블록체인 협력사들과 함께 탈취된 가상자산을 추적해 현재까지 약 30억달러(약 4조원)를 동결했다. 전체 피해액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업계에서는 보안 사고 발생 직후 정보를 공유하고 탈취가 의심되는 자금을 신속하게 동결할 수 있는 공동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가상자산 위험관리 업체 서킷의 해리 도널리 CEO는 기업들이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직원 교육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의 가상자산 부문 책임자 크리스 퍼킨스는 로이터에 “가상자산이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하려면 보안 문제를 즉각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이버보안 기업 페일세이프의 아네이린 플린 CEO는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업계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사이버 절도 역사상 최대 규모”라며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를 손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업계는 기관 투자 유치에 힘쓰고 있지만, 기관 투자자들은 자산 보관 및 보안상의 반복적인 실패를 결코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