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일가족 실종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공개수배된지 불과 5시간 만에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호성(41) 씨는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의 간판 스타였다. 야구팬들에게는 손으로 못을 박을 정도로 힘이 대단했던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야구 명문 광주일고와 연세대를 거친 이호성은 아마 시절 국가대표로 활약했고 1990년 해태에 입단, 2001년 은퇴할 때까지 12시즌을 뛰었다. 이호성은 프로 데뷔 첫해에 주전 확보와 함께 3할대 타율(0.304)을 기록,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듬해까지 2년 연속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된 이호성은 1993년 한국시리즈에서 해태가 삼성을 꺾고 우승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00년 1월 프로야구선수협의회 파동이 터졌을 당시에는 협의회 결성을 주도한 양준혁과 마찰을 빚어 반대 기자회견을 여는 등 불참을 선언했다. 하지만 시즌 뒤 주력 선수들이 보복성 퇴출을 당하자 선수협 재건에 발벗고 나서 2001년 1월 송진우에 이어 제3기 회장으로 선출됐다.

선수협 문제로 구단과 갈등을 빚은 이호성은 2001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으며 이후 광주에서 '호성 웨딩플라자'라는 예식장을 운영해 성공한 사업가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야구 외에 사회 경험이 부족했던 이호성은 예식장 사업에 실패했고 이후 부동산 투자 등에 관여하면서 2005년에는 사기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