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명물인 재첩이 서식지의 생태 변화로 멸종될 위기에 놓였다.
매년 이맘 때면 섬진강은 재첩을 채취하는 아낙네들로 장사진이 벌어진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가뭄으로 섬진강 상류에 있는 댐들이 수량을 조절해 방류수를 적게 흘러보내고 있는 데다 한국수자원공사 여수관리소 등 곳곳에서 물을 빼가고 있기 때문에 섬진강물이 말라 바닥을 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경남 하동군에 따르면 섬진강 상류에 있는 섬진강댐은 본류인 섬진강쪽으로 1일 8만6400t을 방류하고 있으며 전북 김제쪽으로 발전용 217만t, 생활용수 9만t을 방류하고 있다. 또 주암댐은 본류로 10만t, 전남 광주와 목포의 생활용수로 64만t을 방류하고 있다. 전남 광양시 다압면 죽천마을 앞 섬진강에서 진상면 수어댐으로 하루 보내는 물이 16만~26만t이며 광양국가공단 공업용수로 사용된다.
이 때문에 섬진강 하류의 바닷물이 역류하면서 염분농도가 높아 재첩이 자연 폐사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 되고 있다.
섬진강에서 재첩을 잡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박모(53·하동군 하동읍 읍내리) 씨는 예년에 비해 재첩수확 감소율이 80%에 이른다며 동력선을 이용해도 하루 한가마(30㎏들이)를 잡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재첩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해 한가마에 6만~7만원 하던 것이 올해는 배가 오른 12만 원을 주고도 살 수가 없을 정도다. 재첩국 전문 식당들도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다. 수지타산을 맞출 수가 없어 식대를 올려야 할 지 고민하고 있다.
하동군 역시 비상이 걸렸다. 하동군 최재영 환경수산과장은 "이달 말 까지 재첩채취 금지령을 내리고 종패보호에 나서고 있으나 단속 역시 쉽지만은 않다"면서 "중국산 재첩이 위장판매될 조짐도 보여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섬진강을 생계터전으로 살아가는 두곡 등 5개 어촌계 400여 명은 생계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