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열린 제2차 그린워킹 행사에 참가한 사하장애인종합복지관의 원승학 박기흠 김대열 씨(왼쪽부터).

"잡아줄까요?"

"괜찮습니다.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혼자서 올라갑니다."

남구 이기대공원에서 오륙도 쪽으로 넘어가는 가파른 오솔길. 원승학(50·부산 사하구 괴정4동) 씨는 주변의 도움을 뿌리치고 땀을 흘리며 힘을 내고 있었다. 그의 걸음걸이는 누가 봐도 불편해 보였다.

고갯마루에 오르자 그의 표정이 환해졌다. "일반인과 같이 활동 못할 게 뭐 있나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거든요. 집에 몇 일만 박혀 있으면 좀이 쑤셔요. 꾸준히 걷는 게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원 씨는 20여년 전 큰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와 손 일부가 마비돼 현재 '뇌병변 2급'이다. 그는 지난 9일 영도에서 열린 제1회 그린워킹 행사때도 완주했다고 한다. 계단을 수없이 오르내려야 했던 영도 행사에 비하면 이기대 코스는 약과라고.

원 씨 곁에는 사하장애인종합복지관 소속 박기흠(67) 김대열(65) 씨도 함께 걷고 있었다. 모두 이런저런 사고를 겪어 몸이 성치않은 이들이다.

박 씨는 "난 하루 보통 4시간씩 걸어요. 걷기만한 운동이 없지. 걷지 않으면 우리 몸이 견디질 못해요"라며 다음 그린워킹 행사 때도 참가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