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 덕포동 이모 양 납치 살인사건 용의자의 비상식적인 범죄 행각이 베테랑 형사들조차 혀를 내두르게 하고 있다.
유력한 용의자 김길태(33·사진)는 키 175㎝,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지난 1월 23일 사상구 덕포동에서 30대 여성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8시간 가까이 감금했다. 30대 여성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했으며, 용의자는 경찰이 자신을 쫓고 있는 가운데서도 다시 같은 동네에서 납치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피해자 이 양의 집과 시신 유기 장소, 경찰과 맞닥뜨린 현장이 모두 반경 30m 이내라는 점도 보기 드문 경우라는 게 경찰 안팎의 분석이다. 용의자는 피해자 이 양을 납치 성폭행하고도 최소한 일주일 이상을 사건 현장 주변에 머물렀다. 더구나 시신을 유기한 물탱크는 30가구가 사는 5층짜리 아파트의 현관 입구와 불과 10여 m 거리에 있다. 아파트 입주민이 무심코 밖을 내다본다면 범행 장면이 발각될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도 용의자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피해자의 시신을 유기했다.
범죄심리 전문가는 이 양 사건 용의자를 전형적인 '비조직적 범죄'라고 진단한다. 동의대 박철현(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용의자가 비슷한 유형의 범죄를 잇따라 저지르고, 사건 현장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대담한 게 아니라 오히려 주도면밀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지능이 떨어지거나 사회 부적응 범죄자들에게서 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런 유형의 범죄자는 죄를 저지르고 싶어 하는 마음속의 충동이 주기적으로 일어난다. 범행을 거듭할수록 기술은 늘고, 스스로 경찰에 잡히지 않는다는 자신감도 갖기 때문에 추가 범행을 막기 위해 하루빨리 검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