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전 범구가 돌을 갓 지났을 때 누나와 범구를 버리고 떠난 사람이 이제 와서 무슨 낯짝으로…."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전사한 고 정범구 병장의 외삼촌 심동섭(41) 씨는 1일 끓어 오르는 울분을 참지 못해 목소리를 높였다.
정 병장이 돌을 갓 지난 두 살 때 어머니 심복섭(47) 씨와 이혼해 연락을 끊고 지내온 정 병장의 친아버지가 1주일 전 천안함 전사자 유족에게 지급하는 군인사망보험금 지급분 2억 원의 절반인 1억 원을 찾아갔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달 27일 정 병장의 어머니(강원도 원주 거주)가 정 병장의 미니홈피에 사연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범구야, 어떻게 지내는지 엄마가 속을 끓이다 도저히 안 되어 이렇게"라고 글을 시작한 어머니 심 씨는 "이 나라의 상속법, 군인연금법이 잘못된 것인지, 인간이(너의 친부) 잘못된 것인지, 어리석게 당하고만 살아 온 이 엄마 탓인지 혼란스럽다"고 심경을 전했다. 심 씨는 이어 "돌 때 헤어져 양육비라는 것도 모르고, 위자료라는 것도 모르고 맨몸으로, 여자의 몸으로 아이를 길렀는데, 철저하게 외면하고 자식이라고 취급조차 안 하더니 보훈처에서 사망일시금을 받아 갔단다"라고 개탄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부모 양측 모두가 자녀의 군인사망보상금과 군 사망보험금을 신청한 경우에 사망 군인의 양친에게 각각 보상금의 절반을 지급하게 돼 있다.
민법상 정 병장이 기혼자라면 배우자가 상속자가 되지만 미혼 상태에서 숨져 부모가 제1 상속자가 된다. 양친이 별도의 합의 없이 각각 상속분을 신청하면 균등하게 배분을 받게 돼 있기 때문이다.
한편 천안함 사고 희생자 고 신선준 상사의 친어머니도 신 상사가 두 살 때 연락을 끊고 지냈으나 지난 7월 군인사망보상금 1억 원을 몰래 찾아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