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경남 김해시 구산동 한 시내버스 회사 차고지에서 소방관들이 퇴직 기사의 방화로 불에 탄 버스들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김해시 구산동에 차고지를 둔 부산의 모 버스회사의 전직 운전기사가 한밤 중에 차고지에 주차된 시내버스에 불을 질러 버스 7대를 태운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7일 경남 김해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이 버스회사를 퇴직한 김모(45) 씨가 지난 6일 0시50분께 자신이 근무했던 회사 차고지에 주차된 버스에 불을 지른 뒤 차고지 인근 승용차에서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기도했다. 김 씨는 화재 현장 주변을 정리하던 소방관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이날 새벽 4시45분께 숨졌다.

김 씨는 버스에 불을 지른 뒤 이 버스회사 간부에게 '축하한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며, 숨지기 전에 "내가 불을 질렀다"고 시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버스회사 측은 "지난달 중순 회사 관계자가 김 씨의 잦은 무단결근에 대해 이야기 하는 도중 김 씨가 화를 낸 뒤 사직서를 제출했다. 개인적인 문제로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고인이 전속 기사에서 스페어 기사로 강등된 데다 회사 측의 배차 차별에 불만을 가졌다고 동료들이 전했다"고 말했다.

이날 화재로 시내버스 4대가 전소되는 등 모두 7대가 불에 타 소방서 추산 2억700만 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경찰은 김 씨가 주차된 버스의 연료통에서 기름을 빼내 버스에 뿌린 후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