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뿔난 靑 "임기 막판… 신경 안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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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 문제로 사퇴 의사를 밝힌 김준규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준규 검찰총장이 4일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가 깨진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끝내 사퇴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일 이를 즉각 만류했고, 대통령이 국외 순방 중인 데도 사퇴를 강행한 김 총장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김 총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 청사 8층 회의실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기 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의 핵심은 대통령령 또는 법무부령의 문제가 아니라 합의의 파기에 있다"며 "합의가 깨지면 어긴 쪽에 책임이 있지만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아 내가 책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직접 준비한 '사퇴의 변'을 통해 "합의가 깨지면 얼마나 큰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아야 한다. 국민에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특히 법을 집행하는 국가기관의 합의라면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수사권 합의는 검찰이 큰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지키지 못할 합의라면 처음부터 해선 안 되고, 합의에 이르도록 조정할 필요도 없었다"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김 총장은 하지만 후배 검사들에게는 "크게 양보한 합의마저 파기된 현실이 원망스럽겠지만 겸허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런 점에서 국회의 의결은 존중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총장은 또 "모든 책임은 검찰총장 한 사람이면 충분하다"며 "퇴임 전 검찰총장의 마지막 권한행사로 여러분의 사직서와 사퇴의사를 모두 반려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오는 8월 19일까지인 임기를 불과 46일 남겨놓고 사의를 표명함으로써 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이후 취임한 16명의 검찰총장 중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사퇴하는 열 번째 총장으로 남게 됐다.
김 총장은 5일부터 휴가를 내고 더 이상 출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퇴임식은 해외순방 중인 이 대통령이 귀국한 이후 사표가 수리되면 열 예정이다. 이에 따라 법률상 직무대행자인 박용석 대검 차장검사가 차기 검찰총장이 내정될 때까지 검찰총장의 직무를 대신한다.
한편 청와대는 어차피 김 총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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