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인권적 교정시설, 국가에 손배책임 물어
부산변호사회가 전국 최초로 수형자 처우를 개선하려는 공익소송에 나섰다.
부산변호사회 인권위원회(위원장 정재성 변호사)는 6일 부산지법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는 2008년 2~9월 부산구치소와 부산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한 서모(39) 씨와 2006년 11월부터 수감 중인 정모(56) 씨이다.
이들은 과밀 수용된 혼거실에서 다수의 수형자와 생활하면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었다며 국가가 1억100만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특히 정 씨는 이 때문에 공황장애까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원고들은 소장에서 "2평 남짓한 좁은 혼거실에서 6~7명의 수형자와 생활하면서 개인의 사생활 자체가 보호되지 않을 뿐더러, 마음 편히 다리를 뻗을 수 없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는 등 고통을 겪었다"며 "새우잠을 자는 일이 허다했고, 화장실에 가다 동료 수형자의 발에 걸려 넘어지는 일도 자주 일어났다"고 밝혔다. 심지어 어떤 때는 붕괴 위험이 있는 이불장 밑에서 자야 될 정도였다고 호소했다.
정 씨는 과밀수용에 따른 공황장애로 입실을 거부하자 교정당국이 한 평도 안되는 조사방에 다른 수형자와 함게 가둬놓고 일체 외부의 접촉을 차단해 공황장애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을 이끌고 있는 노성진 변호사는 "독일의 경우 교정시설 1인당 기준 면적이 6~7㎡인데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인 한국은 1인당 2.58㎡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마저도 권고 규정이라는 이유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이번 소송을 통해 구금시설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인권적 처우를 고발하고, 개선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교정시설의 문제는 모두 과밀 수용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이들 변호사들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정재성 변호사는 "그동안 범죄인이라는 이유로 이들을 인권의 사각지대에 방치한 측면이 있었다"며 "이들도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처우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들은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구치소와 교도소를 방문해 현장 확인도 거칠 예정이다. 이번 소송에서 변호사들이 승소한다면 전국적으로 유사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