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맹우 울산시장이 6일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반구대암각화 현장을 방문한 한만희 국토해양부 1차관, 최광식 문화재청장 등 정부 국회 관계자들에게 훼손실태와 보전대책 추진상황 등을 설명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물 공급 '예타' 후 다시 모색
- 정부 갈등조정능력 또 도마

세계적인 선사유적인 울산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 대책 논의가 실속없이 걷돌고 있다. 정부부처 관계자들은 6일 보전 해법을 찾기 위해 반구대 암각화 현장을 찾았지만 보존 당위성과 이해 당사자 간 견해 차이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정부의 갈등 조정 능력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날 오후 2시께 육동한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류성걸 기획재정부 2차관, 한만희 국토해양부 1차관, 최광식 문화재청장,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등 정부부처 관계자와 박맹우 울산시장, 정갑윤(울산 중구) 국회 예산결산위원장 등 지역출신 국회의원, 이철 울산대총장 등은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는 반구대 암각화 현장을 방문했다. 이들은 사연댐 물속에 잠겨 있는 반구대 암각화를 직접 확인하고, 인근 암각화박물관에서 오동호 울산시 행정부시장으로부터 침수 반복에 따른 암각화의 훼손실태와 보전대책 추진상황을 보고받은 뒤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국토해양부, 문화재청, 한국수자원공사 등 암각화 보전과 울산권 물사업 관련 정부 부처가 모두 모인 가운데 열렸고, 당초 계획했던 1시간을 훨씬 넘긴 2시간30분 동안 진행돼 조기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대책회의에서는 암각화 보존대책으로 ▷암각화 암면 보강 등 체계적인 보존대책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선사문화 유적지 개발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울산시는 대구·경북권 맑은 물 공급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조속히 마무리한 뒤 울산권 맑은 물 공급사업 예비타당성 조사에 착수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 3월 국무총리실 주관으로 열린 정책추진협의회에서 합의한 반구대 암각화 보존대책과 울산권 맑은 물 공급대책의 동시 추진에 따라 부처별로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즉각 이행해야 한다는 게 울산시의 요구다.

하지만 이들은 반구대암각화를 보전하려면 울산권 맑은 물 확보 대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경북·대구권 맑은 물 공급사업 예비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는 8월 반구대암각화 보전 대책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또다시 반구대암각화 보전의 당위성과 필연성을 확인한 채 회의를 끝낸 것이다. 이 때문에 요란스러운 생색내기식 대책회의만 갖고 알멩이 없이 변죽만 울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와 관련, 울산시 관계자는 "운문댐 용수공급이 문제 해결의 열쇠인 만큼 정부가 보다 더 적극적인 조정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