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부터 급여 중단 파장
부산시가 일제조사를 통해 기초생활보장 혜택을 받고 있는 1600여 세대를 한꺼번에 수급대상에서 제외했다. 상당수 저소득 세대주가 "수급자에서 탈락돼 생계 유지가 어려워졌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부산시는 국민기초생활 수급 대상 2만6000여 세대(부산지역 총 8만4000여 세대)를 대상으로 부양의무자의 소득·재산을 일제조사해 이 가운데 자격에 문제가 있는 1603세대를 수급대상에서 제외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기초생활보장 급여 지급일인 20일부터 일제히 적용됐으며, 아직 조사를 마치지 않은 세대도 일시적으로 급여가 중단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도입한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을 통해 부양의무자의 소득·재산을 추적할 수 있는 방대한 공적자료를 확보, 부양의무자의 소득·재산이 일정 기준을 넘는 대상자를 지난 5월 각 구·군에 통보했다. 부산지역 각 구·군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 5~6월 일제조사에 착수해 수급 자격을 박탈하거나 급여를 조정한 것이다.
그러나 부양의무자가 있다 하더라도 실제로 수급자를 경제적으로 지원하지 않거나 지원할 여유가 없는 경우도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충북 청주와 경남 남해에서는 수급 탈락 통보를 받은 수급자가 이를 비관해 자살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부산 동구 주민 김모(여·67) 씨는 부양의무자인 아들 부부의 소득이 기준보다 4만 원 많은 월 260만 원으로 조사돼 수급 자격을 박탈당했다.
부산지역 한 사회복지사는 월 소득 256만 원(4인 가족 최저생계비×130%)을 불과 수만 원 넘는 한계상황에 처한 부양의무자가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보장 혜택을 잃은 세대가 속출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부산 영도구 영구임대아파트에 사는 강모(여·68) 씨는 전화 연락도 닿지 않는 딸 때문에 수급 탈락 위기에 처했다. 강 씨는 장애인으로 매일같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데 최근 딸의 소득이 기준치를 넘는다는 이유로 수급 중지 통보를 받았다.
강 씨는 "딸이 있지만 어렵게 살고 있다. 전화를 걸어도 잘 받지 않는다"며 "수급대상에서 제외되면 아파트 관리비와 병원비는 고사하고 먹고 살 길도 막막하다"고 불안해했다.
박민성 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은 "부양의무자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다. 정부가 이 제도의 허점을 제대로 감안하지 않아 복지 사각지대를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남도는 도내 기초생활수급자 총 6만1466세대 중 2500세대를, 울산은 1만936세대 중 부적격자 431세대를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에서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