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새로운 방재시스템 용역
아열대성 '스콜'(국지성 집중호우) 같은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재해·재난방재 시스템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새로운 안전기준과 관리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언제든지 '물폭탄' 피해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오전 8시께부터 부산에는 한 시간에 무려 96㎜의 집중호우가 쏟아진 것으로 부산기상청은 집계했다(본지 28일자 8면 보도). 현재 부산시내 배수시설은 간선 하수관의 경우 10년 강우빈도인 시간당 75㎜, 지선 하수관은 5년 강우빈도인 시간당 65㎜로 설계돼 있다. 설계 강우빈도가 10년이라는 것은 10년에 한 번 오는 폭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의미다. 시간당 96㎜가 내린 것은 50년 설계 강우빈도(시간당 99㎜)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이다. 부산시는 지난 4월부터 개정된 하수도정비기본계획에 따라 새로 설치하는 배수시설에 대해 지역여건을 고려해 최소 10년, 최대 30년 강우빈도를 적용하고 있지만 이 같은 집중호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28일 폭우 등 풍수해의 예방과 저감을 위해 10억 원을 들여 내년 말까지 풍수해저감종합계획 수립 용역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부산시 허대영 건설방재관은 "이번 용역은 기상이변에 대비해 부산의 지형적 여건, 기상과 강우 특성, 각종 시설물의 방재능력을 분석해 재해유형별 위험 요인을 해소하는 종합대책을 수립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부산발전연구원 이언호 원장은 "방재 시스템을 새로 짜는 것 못지않게 산 자락에 아파트를 짓는 등 개발 위주의 도시기본설계를 친환경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발연은 내년에 방재 분야 박사급 전문가를 초빙할 계획이다.
시설물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방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부경대 김창수(IT융합응용공학) 교수는 "시민들이 언제든지 폭우로 도로에 물이 넘치는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상황별 대응 매뉴얼을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재해·재난이 발생할 때 시민들이 스마트폰으로 정보, 행동요령, 대피장소를 안내받을 수 있는 'U방재 인프라'를 이날 구축했다. 시는 또 시민들의 재해·재난 체험 및 교육을 위한 '시민안전체험테마파크'를 건립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