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원마을에도 3천명 투입…일부 주민 "복구 지휘체계 혼란" 항의
우면산 산사태로 쑥대밭이 됐던 남부순환로 래미안 방배아트힐 아파트 앞 구간이 29일 새벽 다시 뚫리면서 주변 복구 작업에 탄력이 붙었다.
복구 사흘째인 이날도 군인과 경찰, 소방대가 구슬땀을 흘리며 긴급 복구작업을벌이고 있지만 중장비가 들어가기 어려운 건물 내부나 아파트 이면도로는 아직 복구가 요원한 상태다.
29일 오전 찾아간 남부순환로 불교TV~예술의 전당 구간은 표면에 황토가 남긴 했지만 큰 피해가 없었던 것처럼 원래 모습에 가깝게 복구되고 차량이 정상 소통되고 있었다.
3명이 사망, 일대에서 피해가 가장 심했던 래미안 방배 아트힐 아파트는 4층까지 들어찼던 토사가 치워지면서 1층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육군 장병들은 래미안 아트힐 103동 앞에서 전투에 임하는 각오를 다지듯 기합 소리를 넣고 중장비가 들어가지 못하는 구석과 건물 내부에서 삽으로 토사를 퍼 나르는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우면산 일대 피해복구 작업에는 굴착기 등 장비 190대를 비롯해 군 7천489명, 소방 4천820명, 경찰 4천700명이 투입됐다. 남부순환로 주변 복구작업에는 이 중 3분의 1가량이 지원됐다.
비가 그치고 남부순환로가 뚫리면서 주변 지역에 대한 복구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산사태로 인한 피해 규모가 워낙 커서 도로 이외에 주변 지역은 아직 복구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많았다.
남부순환로를 벗어나 이면도로 쪽으로 들어서자 아직 복구 작업이 제대로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인근 임광아파트를 비롯해 경남아파트, 신동아 렉스빌 아파트에도 군 인력과 일부 장비가 투입됐지만 여전히 두텁게 쌓인 토사와 나무 때문에 단지 안이 온통 아수라장이었다.
수도방위사령부 관계자는 "도로는 긴급히 복구했지만 장비가 투입될 수 없는 건물 내부는 인력이 삽으로 퍼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오늘 작업 목표는 주민이 집에 드나들 수 있게 하는 것이지만 이면도로까지 제대로 정리가 되려면 며칠이 더 소요 될 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119구조대원은 "오늘 새벽까지는 남부순환로 소통을 위해 긴급작업을 하느라아파트 단지 내부의 토사는 거의 손대지 못한 상황"이라며 "원상 복구하려면 2주일은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서초구 의용소방대에서 나온 서병선(45.여)씨는 "사흘째 현장에서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예전에 지방을 다니며 수해복구 지원을 여러 곳에서 해봤지만 도시 한가운데를 이렇게 할퀴고 간 피해는 처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곽창호(55) 래미안 방배 아트힐 자치회장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사망 사고까지 있었는데도 복구 인력이 남부순환로에만 신경을 써 그동안 아파트에는 진입조차 어려웠다"며 "사람은 많이 나왔는데 지휘체계가 혼란스러워 주민이 요청해도 반영되지않았다"고 복구 작업 체계에 불만을 토로했다.
산사태가 모두 5명의 인명을 앗아간 서초구 방배동 전원마을에서도 비가 그치고햇볕이 들면서 주민들이 흙탕물이 든 살림살이를 꺼내 놓는 등 수해복구 작업이 활기를 띠었다.
군과 경찰, 소방대, 구청, 자원봉사대 등 3천여명은 마을 곳곳에 퍼져 반지하방과 마당에 유입된 토사를 제거하고 진입로를 정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의용소방대원 안정호(66)씨는 "네 번째 가구에서 흙을 퍼내고 집기를 꺼냈는데 지하방이라 사람이 일일이 작업을 해야 해 완전히 복구가 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며 "오늘 저녁 비가 또 예보됐는데 피해가 재현되지나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장 소방 지휘통제실 관계자는 "오늘 중으로 피해 주민이 집으로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토사 제거와 세척 작업 등을 최대한 마무리 하려고 한다"며 " 비가 예고됐지만 토사와 나무를 제거하고 하수도를 확보했기 때문에 추가 위험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 김정임(52.여)씨는 "마을에서 지하에 사는 가구는 대부분 침수 피해를 입었다"며 "복구 지원을 나와서 큰 도움이 되지만 사흘째 흙을 퍼내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며 한숨지었다.
전원마을에는 모두 건물 197채에 650가구 살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370가구에서 침수 피해가 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