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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진주시의 진양호(남강댐) 전경. 이곳의 물을 동부경남과 부산시민들의 식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두고 부산시와 경남도가 협의를 벌이고 있다. 국제신문DB |
- 재정부 "2개 사안은 별개, 강변여과수는 신규 사업
- 타당성 다시 조사 불가피"
- 부산시 "2009년 이미 검증, 재조사 빌미 사업 차질 우려
- 부산·경남 지역 갈등만 조장"
기획재정부가 '경남 부산권 광역상수도 사업' 타당성 재조사에 나서자 부산시도 이번 주 초부터 관계 공무원들을 서울로 급파해 사태 파악에 나섰다. 타당성 재조사 결과가 늦게 도출되면 내년도 예산 편성 차질 등 광역상수도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타당성 재조사 요건 논란
부산시와 수자원공사 등은 이미 지난 2009년 광역상수도 사업에 대한 예비 타당성 조사를 마쳤다. 비용 대비 편익(B/C)분석에서 모두 사업의 경제성과 타당성이 확인됐다.
뒤늦게 재정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타당성 재조사를 의뢰하자 부산시는 광역상수도 사업의 경우 타당성 재조사 요건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비공식으로 전달했다. 통상 타당성 재조사를 해야 하는 경우는 ▷공사비가 20% 이상 증액되거나 ▷30% 이상 감액됐을 때 ▷재정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업 등이다.
하지만 재정부는 법적 절차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재정부는 남강댐 용수 공급과 낙동강 강변여과수 사업은 엄연히 다르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2009년 예비 타당성 조사 당시 '남강댐 용수 공급+강변여과수 사업'을 광역상수도 사업으로 한다는 개념이 정리됐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지난해 국회에서 30억 원 예산을 반영하면서 '강변여과수 사업(경남 부산권 광역상수도 사업)'으로 예산서에 기재했기 때문에 강변 여과수 사업과 광역상수도는 같은 사업이라는 주장이다.
■광역상수도 또 발목 잡히나
부산시가 재정부의 타당성 재조사를 우려하는 것은 예산 편성 시기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통상 정부의 예산안은 늦어도 9월 말 확정된다. 만약 KDI의 재조사 결과가 9월 안으로 나오지 않으면 내년도 예산 확보는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된다. 정기국회에서 예산을 반영할 수도 있으나 내년도 총선을 앞둔 마당에 정치논리가 개입되면 사태는 더 꼬일 가능성이 크다.
또 타당성 재조사 결과가 겨우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경남과 부산의 감정 싸움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조사 결과가 알려지면 내용에 상관없이 찬반 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올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내년도에 계획했던 강변 여과수 사업자 선정 등이 미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적인 광역상수도 사업 로드맵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재정부의 속내는
부산시 관계자는 재정부의 타당성 재조사 착수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꺼렸다. 정부와 갈등 관계를 만들어 좋을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부산시 내부에서는 재정부가 광역상수도 사업에 제동을 걸려고 재조사에 나선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이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기 때문에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게 재정부의 생각이라는 해석이다. 이는 사업 추진에 대한 부산시와 경남도의 공식적인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재정부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 카드라는 시각도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타당성 재조사를 한다 해도 결과를 비관할 필요는 없다"면서 "강변여과수 사업에 대한 타당성은 앞선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이미 입증된 것이고, B/C가 상대적으로 낮은 남강댐 용수 공급 사업을 빼면 B/C는 더 높아지는 게 자연스럽지 않느냐"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재조사 빌미 사업 지연 안 된다"
부산발전연구원 백경훈 연구위원은 "남강댐 용수 공급과 낙동강 강변여과수 사업을 따로 분리해 생각하는 재정부의 입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광역상수도 사업은 남강댐이나 낙동강 등 단일 물자원으로는 동부경남과 부산에 깨끗한 식수를 공급할 수 없다는 사정 때문에 시작된 것"이라며 "이를 분리해서 타당성 재조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백 연구위원은 "광역상수도 사업이 추진된 지난 20년 이래 지금이 사업의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점"이라면서 "정부가 타당성 조사를 빌미로 사업 추진을 지연하거나 지역 간 갈등만 조장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