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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오후 부산저축은행 예금 피해자들이 도시철도 2호선 시립미술관 역에서 저축은행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곽재훈 기자 |
- "아파트 잔금 치러야 하는데…이렇게 장기화할줄 알았다면 가지급금이라도 받아둘 것을"
부산저축은행 계열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기간이 길어지면서 생활고를 겪는 예금주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공개되고 있다.
오랜 직장생활과 퇴직 후 일용직으로 모은 돈 9000만 원을 부산저축은행에 예금한 김모(67) 씨는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김 씨는 "자식들에게 기댈 형편이 안 돼 매달 나오는 이자로 겨우 생활했다. 지난 2월 이후 수입원이 없어 너무 힘들다"며 "이번 일로 받은 충격에 기력이 떨어져 어디 가서 돈벌이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부산저축은행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자를 많이 받기 위해 가지급금을 찾지 않은 예금주들도 속은 타지만 하소연할 곳이 없다. 원금이 4000만 원일 경우 가지급금 수령 여부에 따라 이자만 90만 원 이상 차이가 난다. 최모(57) 씨는 가족 세 사람 명의로 부산저축은행에 1억8000만 원을 예금했다. 부산저축은행이 제3자에게 인수되면 약정이자를 다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가지급금도 수령하지 않았는데 저축은행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언제 돈을 찾을 수 있을지 몰라 걱정이다. 최 씨는 "이자 몇 푼 더 받으려고 부산저축은행에 온 가족이 예금을 했다"며 "한 푼이 아까운 게 서민 아니겠는가. 이렇게 장기화할 줄 알았으면 가지급금이라도 받을 걸 그랬다"며 가슴을 쳤다.
5000만 원 이하 예금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카페 '부산저축은행 5천만 원 이하 예금자모임'의 회원 아이디 pog**** 씨는 "전세금 5000만 원을 올려달라고 해서 저축은행 때문에 돈이 묶였다고 하니 집주인이 월세로 돌리자고 한다"며 "이 예금을 찾지 못하면 갈 곳도 없다"고 막막해했다.
대학 학자금은 은행 대출로 해결됐지만 하숙비 등 생활비가 없어 어려움을 겪거나 아파트 잔금을 치르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는 예금주들도 많다.
한편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부산·부산2저축은행 가지급금 규모는 각각 1조5600억 원(10만8000명), 1조2300억 원(8만900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