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책위 "인천공항 사례 등 면밀히 검토해 고발장 작성"

부산 가덕도~경남 거제 간 거가대교의 공사비 부풀리기와 부실시공 논란이 결국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게 됐다.

거가대교 범시민대책위는 대우건설 등 8개 시공업체로 구성된 민간 사업 시행자인 GK해상도로(주)와 발주처이자 관리·감독기관인 부산시와 경남도 관계자에 대한 형사고발 방침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대책위는 시행자의 경우 사기죄와 민자사업 관련 및 계약법 위반으로, 부산시와 경남도는 공무상 직무유기죄를 적용해 오는 9월 중 사법당국에 고발할 계획이다.

대책위는 민간 사업자의 경우 일부 시설 설치를 누락하거나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감사원 감사에서만 402억 원의 차익을 챙기는 등 민자사업법과 계약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대책위는 저가에 하도급 계약을 체결해 3000억여 원의 차액을 챙기는 등 계약법 위반 의혹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이어 덕포터널 시공조인트 단차발생 등 부실공사 등으로 사기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부산시와 경남도의 경우 민간 사업자가 하도급 금액을 크게 낮추는 일종의 후려치기 방법을 통해 거액의 공사비 차액을 챙겼는데도 사전에 하도급 심사항목 및 배점기준을 변경하는 등 감독을 제대로 하지않아 부실공사가 이뤄졌는데도 준공검사를 내주는 등 직무유기를 했다고 대책위는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책위는 고발장에 명시할 위법 사항에 대해 철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대책위는 법적 근거 미비로 검찰과 경찰 등 사정당국이 형사고발건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 결국 시공업체에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될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대책위는 서울의 경실련 산하 국책사업감시단에 위법사항을 사안별로 명확하게 적시하는 등 검찰의 불기소 처분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도록 요구했다.

특히 대책위는 거가대교에 대한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와 인천공항 사례를 고려해 고발장을 작성한다는 방침이다. 감사원은 거가대교 하도급 낙찰차액과 관련, "전체 금액을 시공사의 부당한 이윤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이를 전체 공사비에서 감액하거나 환수할 수 있는 법적·협약상 근거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7조8000억여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인천국제공항도 공사비 부풀리기 등 거가대교와 유사한 논란이 발생, 당시 시민단체가 형사고발을 했지만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린바 있다.

박동철 대책위 공동대표는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 민간 사업자가 부당하게 챙긴 공사비 환수는 물론 MRG(최소운영수익보장) 조정 및 통행료 인하 등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이런 우려 때문에 고발 시기를 당초 이달 중에서 다음 달로 늦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