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로비스트 박태규(71·사진) 씨가 자진 귀국해 검찰의 조사를 받음으로써 한동안 교착 상태에 빠졌던 검찰의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는 캐나다로 도피했다가 지난 28일 귀국한 부산저축은행그룹의 핵심 로비스트인 박 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그는 부산저축은행그룹이 퇴출 저지 등을 위해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펼친 로비 의혹을 규명하는 데 결정적인 열쇠를 쥔 핵심인물로 지목돼 왔다.
박 씨는 혼자 캐나다 밴쿠버발 항공편을 타고 전날 오후 5시30분 인천공항에 도착했으며, 대기하고 있던 중수부 수사관들이 공항에서 신병을 확보해 곧장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 조사실로 압송했다.
검찰은 이날 밤늦게까지 박 씨를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데 이어 다음 날 오전 조사를 재개했다. 검찰은 박 씨가 받고 있는 기본적인 혐의사실을 확인한 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박 씨는 현지에서 캐나다 이민국 등이 강제추방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 등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아온 데다 지인과 가족이 '캐나다에서 체포될 가능성이 있으니 귀국하는 게 낫겠다'고 계속 설득하자 자진 귀국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