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운행에 들어간 부산김해경전철을 많은 시민이 이용하고 있다. 경전철은 오는 16일까지 무료로 탈 수 있으며 17일부터 영업운행을 시작한다. 강덕철 기자 kangdh@kookje.co.kr

- 사업 착수 20년 만에 개통
- 부산·김해서 동시에 첫 출발, 대저·사상역 환승 승객 북적
- 주부들, 부산 백화점서 쇼핑 "교통체증·주차걱정 없어"

부산시와 경남 김해시를 오가는 부산김해 경전철이 9일 개통됐다. 부산김해경전철은 이날 오전 5시 김해 삼계역·가야대입구와 부산 사상역에서 동시에 첫 출발을 했다. 1992년 8월 우리나라 최초의 경량전철건설 정부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지 20년 만의 개통이다.

■부산·김해 광역 전철 시대 활짝

이날 각 역에는 경전철을 처음 타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이 줄을 이었다. 특히 김해시민들은 사업착수 20년 만에 열린 전철시대로 부산과 동일 생활권이 되는 등 변화를 맞은 생활상을 실감했다. 출근 시간대인 오전 7∼8시께 사상역 방면으로 운행하는 경전철 차량 내에는 64개 좌석이 모두 차고 일부 승객은 서서 가기도 했다. 삼계역·가야대입구 방면 경전철 차량은 승객이 20∼30명으로 다소 한산했다.

부산도시철도 3호선과 2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는 대저역과 사상역에서는 출근 시간이 되자 꽤 많은 승객들로 붐비기도 했다. 이날 오전 경전철을 이용해 부산 북구 만덕동에서 김해시 안동공단으로 출근한 강원식(39) 씨는 "부산도시철도 3호선을 타고 대저역에서 경전철로 환승하는 동안 승객이 넘쳐나 서로 부딪힐 정도였다"며 "개통 첫날이라 대저역 외에는 다소 한산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용 승객이 많아질 것으로 보여 안전관리 강화 등 고객 서비스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사인 부산김해경전철(주)과 운영사인 부산김해경전철운영(주)은 이날 아침 일찍부터 시민들이 경전철을 타기 시작하자 바짝 긴장한 채 근무를 시작했다. 부산김해경전철운영(주) 권오철 사장은 "많은 시민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더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최고의 서비스와 안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가까워진 부산·김해

경전철 개통에 대한 김해시민의 기대감을 반영하듯 이날 진풍경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일부 회사원들은 경전철을 타고 부산 사상역까지 가 점심을 먹기도 했다. 안동공단에 있는 회사를 다니는 이성호(44) 씨는 "경전철을 타보기 위해 일부러 부산까지 가서 점심을 먹었다"며 "점심시간 내에 부산을 다녀오기에는 빠듯했지만 부산이 매우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경전철을 타고 부산 사상구나 서면 등으로 원정을 가는 김해지역 주부들이 많았다. 이날 오후 4시께 김해시 부원역에서 만난 주부 김영미(43·김해시 삼계동) 씨는 "추석을 맞아 선물을 구입하기 위해 경전철을 타고 부산 서면을 갔다 왔다"며 "부산도시철도를 갈아타야 하는 불편은 있었으나 승용차를 탈 때와 달리 교통체증에 시달리지 않고 백화점에서 주차공간을 찾느라 헤매지 않아 좋았다"고 말했다.

김해시 삼계동에 사는 회사원 박영준(41) 씨는 "이제 경전철 개통으로 운전이나 주차 걱정 없이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를 보러 갈 수 있어 아주 좋다"며 기뻐했다. 김맹곤 김해시장과 김해시 간부공무원들도 이날 오전 7시10분 화정역·장신대입구에서 부원역까지 경전철을 이용해 출근하는 등 개통을 자축했다. 개통식은 16일 오전 10시 부산 사상역에서 열린다. 17일부터 유료 운행에 들어간다.

부산김해경전철 현황 총길이 23㎞ 정거장 21개(부산 9개, 김해 12개) 정원 304명(좌석 64명, 입석 240명) 운행시간 편도 40분 운행 간격  출·퇴근 4분, 나머지 6~9분 운행횟수  하루 424회(오전 5시부터 자정까지) 요금  1구간 1200원, 2구간 14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