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철도와 배차 엇박자
부산김해경전철이 부산도시철도보다 한 시간이나 빨리 운행을 끝내 심야 환승이 이뤄지지 않는 등 연일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과 김해를 광역생활권으로 묶고, 공동발전을 꾀한다는 경전철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운영 방식이다.
부산김해경전철운영㈜은 개통 이후 20일 현재까지 경전철(가야대역 방면) 환승역 막차 시각을 사상역 밤 11시18분, 대저역 밤 11시32분으로 정해 시행하고 있다. 반면 도시철도 막차 시각은 사상역(2호선) 0시16분, 대저역(3호선) 0시38분이다. 도시철도가 계속 운행되는데도 경전철은 한 시간가량 먼저 끊긴다.
사상역에서는 경전철 막차가 김해로 출발한 이후 도시철도 2호선 막차가 도착하는 0시16분까지 모두 7차례 열차가 더 남아있다. 대저역에서는 경전철 막차가 출발한 이후 3호선 도시철도가 6차례 더 있다.
이 때문에 심야에 도시철도를 타고 환승역에 내린 수많은 승객은 경전철로 갈아탈 수 없다. 경전철이 개통한 지도 열흘이 훌쩍 지났지만 밤마다 환승역에는 헛걸음하는 승객이 속출하고 있다.
20일 밤에도 승객들 항의가 쏟아졌다. 이날 밤 11시50분께 도시철도 3호선을 타고 대저역에 도착한 최모(34·경남 김해시) 씨는 "도시철도 막차 시각이 한참 남아 당연히 경전철로 갈아탈 수 있을 줄 알았다"며 "도시철도와 환승할 수 있다는 게 경전철의 가장 큰 장점인데 어떻게 막차 시각 하나 못 맞추느냐"고 따졌다.
부산 김해 간 대중교통 광역환승할인제도 역시 반쪽짜리에 그치고 있다. 이날 최 씨는 1만 원을 들여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지만 환승했다면 710원만 더 내면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눈치 빠른 택시기사들은 밤이면 대저역 앞에 대기했다가 손님을 태우고 있다.
환승역 직원들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저역 고객안내센터 관계자는 "밤만 되면 승객들의 항의를 듣느라 피곤하다"며 "'경전철이 이미 끊겼다'고 안내하면 크게 당황하는 승객이 대부분"이라고 털어놨다.
운영사 홈페이지에도 민원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운영사 측은 비용 문제를 거론하며 승객 불편을 외면하고 있다. 부산김해경전철운영 관계자는 "실시협약에 따라 하루 기준 오전 5시부터 자정, 편도 394회 운행을 넘기면 추가 비용은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며 "비용이 보전되지 않으면 연장 운행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경전철 운영사가 승객 불편 최소화에 나서야 한다. 모든 비용을 지자체가 보전해주기를 바라는 건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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