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양의무자와 관계 단절, 자녀 성인된 후가 대부분
- 심의위 올리기도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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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에서 부산반빈곤센터 관계자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서 탈락한 한 노인을 만나 상담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kimsh@kookje.co.kr |
부산시가 억울한 기초생활수급 탈락자가 속출(본지 지난 7월 21일 자 1·3면 보도)하자 이의신청이나 구·군별 생활보장심의위원회를 통해 구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수급자와 부양의무자의 관계 단절이 확인돼야 심의위원회 안건으로 올릴 수 있지만 이를 증명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해운대구 반송2동에 사는 강희보(65) 씨는 2007년 오토바이 사고로 왼팔을 잃은 뒤 2평 남짓한 단칸방에 혼자 살고 있다. 사실상 이혼 상태인 부인(59)과는 따로 살고 큰아들(34)과 연락이 끊긴 지는 10년이 넘었다. 궁핍한 생활을 하던 그는 지난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돼 허리를 조금 폈다. 기초생활 지원비 6만8000원을 장애연금·수당(14만 원가량)에 보태 지금껏 생계를 이어왔다.
그러나 강 씨는 지난 7월 큰아들의 월 소득 300만 원이 드러나 수급에서 탈락했다는 통보를 들었다. 강 씨는 "아들 연락처도 모른다"며 구청에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부인이 구청 담당자에게 "아들과 가끔 전화한다"는 말을 한 탓에 부양의무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취급됐다. 4년 전 잠깐 기초생활수급을 받았을 때 주민등록상에 아들이 올라있던 것도 문제가 됐다. 결국 강 씨는 수급 탈락을 재심의하는 생활보장심의위에 한 번 오르지도 못했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4년 전 주민등록상에 아들이 올라 있어 10여 년 관계가 단절됐다는 말을 믿기 어렵고, 별거라고는 하지만 부인이 아들과 연락을 한다면 자녀와 관계가 단절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북구 금곡동에 사는 이모(54) 씨도 따로 사는 미혼 딸의 소득이 140만 원 있다는 이유로 수급에서 탈락했다. 딸이 실제로 이 씨를 부양하지 않지만 부양의무자와 관계단절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역시 심의위에 오르지 못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기초생활수급자와 부양의무자의 관계 단절이 인정돼 심의위원회에 오르는 경우는 부모가 재혼해 자녀를 부양하지 않거나, 자녀가 청소년기에 가출했거나 양자·양부모 관계 사례 정도이다. 자녀가 성인이 된 이후 관계가 단절된 경우가 대부분인 점을 고려하면 심의위를 통한 구제의 실효성이 별로 없는 것이다.
부산반빈곤센터 최고운 사무국장은 "수급 탈락자를 대상으로 9월 한 달간 상담을 받은 결과 실제 부양의무자와 왕래가 없지만 이를 증명할 수 없어 심의위원회에도 오르지 못한 사례가 20건이나 됐다"며 "지자체에서 소명절차를 제대로 안내하지 않아 소명기회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탈락자가 부지기수"라고 지적했다.
센터는 29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시에 억울한 기초생활수급 탈락자의 이의제기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