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그룹 박연호(61) 회장 등 임원 5명이 골프장 건설과 관련해 200억 원대의 배임 행위로 기소됐다가 무죄를 선고 받았으나 대법원이 이를 뒤집었다. 본지는 '부산저축은행 200억 원대 차명대출 불법 골프장 사업(지난 5월 9일 자 1·3면 보도)'을 통해 이 사건의 1, 2심 판결을 분석하면서 대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대법원 2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27일 임직원 친척과 지인 명의로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든 뒤 사업성 검토 없이 213억 원을 대출해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된 박 회장과 김양 부회장, 성종기 이사, 안아순 전무, 강성우 감사 등 5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임원의 지인을 대표이사로 내세워 설립한 SPC가 골프장에 자금을 대출해준 것은 부산저축은행이 직접 골프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편법 행위로 상호저축은행법이나 은행 정관에서 규정한 업무 범위를 벗어나 배임 행위로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 타당성에 대한 논의를 거쳤고 대가 없는 사업비 지출이나 부정한 청탁에 따라 토지 대금을 부풀려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업무상 배임의 책임을 피할 수 있다고 본 원심 판결은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들이 토지가격 적정성과 골프장 사업 타당성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를 한 사실이 없고, 골프장 운영에 있어 과다한 비용 지출 등 경영적으로 판단해도 업무상 배임의 고의는 충분히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경영 행위의 결과만으로 배임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부산고법의 판단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1심은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임원진에게 징역형을 선고했으나 2심은 "피고인들은 골프장 건설 및 운영과 관련해 결과적으로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만으로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배임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