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꼬리무는 패륜범죄…학벌사회가 부른 비극

"대화 단절이 원인…입시 스트레스 한계 넘어"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11-24 13:24:25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고등학교 3학년 우등생이 '전국 1등'에 대한 강요를 못 이겨 어머니를 살해하고 시신을 반년 넘게 집에 방치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패륜범죄가 잊을 만하면 터져나오는 것은 집착에 가까운 입시경쟁을 부추기는 학벌 중심사회와 이 때문에 대화마저 단절되는 비정상적인 가족관계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경찰에 붙잡힌 서울 모 고교 3학년 A(18)군은 줄곧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한 우등생이었다.

이번에 치른 수능시험에서도 서울의 웬만한 사립대에 합격할 수 있을 만큼 좋은점수를 받았지만 '1등'만을 원하는 어머니를 만족시킨 적은 한번도 없었다.

성적이 마음에 안들면 밥을 주지 않거나 잠을 못자게 하는 어머니 때문에 A군은중학교 때부터 성적표를 위조하는 게 버릇처럼 돼버렸다.

지난 3월 어머니를 살해한 직접적인 이유도 이튿날 학교를 방문할 예정이었던 어머니에게 성적표를 '전국 62등'으로 고쳐 보여준 모의고사의 진짜 성적이 들통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A군은 어머니의 시신을 집에 방치해놓고 친구들을 불러 라면을 끓여 먹을 정도로 평범하게 생활했지만 경찰에 붙잡히고서는 "어머니가 꿈에 나온다"며 눈물을 쏟았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청년이 잔혹한 수법을 써 인륜을 저버리는 사건은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다.

아직도 대표적인 패륜범죄로 기억되는 1994년 '한약상 부부 살인사건'은 미국 유학 중 도박으로 돈을 탕진한 박한상(당시 23세)씨가 유산을 노려 부모를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이었다.

2000년에는 명문대 휴학생 이모(당시 23세)씨가 부모를 토막살해하는 끔직한 일이 벌어졌다. 경찰에 붙잡힌 이씨는 "군 장교 출신인 아버지가 어렸을 적부터 떨어져 살며 무관심했고 '명문대를 가라, 못난놈'이라며 엄하게 교육을 시켜 불만을 품어오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털어놨다.

2009년 10월 수원에서는 대학생이 '성적이 나쁘다'며 핀잔을 주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시신을 4개월 동안 집에 유기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학벌에 대한 과도한 집착, 성적을 둘러싼 부모 자식 간의 갈등과 소통 부재에서 이러한 패륜범죄의 원인을 찾고 있다.

최지영 나사렛대 학생상담센터 교수는 "학생 개인의 기질적 요인과 가정적 요인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며 "우리의 교육시스템은 이런 부분을 도외시하고기계적 학업성취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은숙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은 "평소 눌려 있던 스트레스와 감정이일순간에 폭발한 이유는 부모와의 관계 단절에서 비롯된 분노가 표출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재근 '학벌없는 사회' 운영위원은 "2000년대 이후 입시경쟁이 극도로 심해졌고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스트레스가 한계를 넘었을 때 이런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며 "사회 전반적으로 경쟁을 완화하고 아이들이 학벌을 넘어 정신적으로 안정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3. 3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4. 4‘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5. 5부산 매출 1위 ‘본사 이전’ HMM…전국 매출 1000대 기업 부산 31곳
  6. 6[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7. 7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8. 8[뭐라노]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뒷북 안전펜스
  9. 9“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10. 10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5. 5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6. 6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7. 7북한 해커들, 바이낸스서 탈취한 자금 '2차 세탁' 중
  8. 8[속보] 北김여정, 바이낸스 사태에 "美 정치적 도발…예의주시"
  9. 9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10. 10李대통령 부부 등 순방단 명단 개인정보 유출 경찰 내사 착수
  1. 1부산 매출 1위 ‘본사 이전’ HMM…전국 매출 1000대 기업 부산 31곳
  2. 2‘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3. 3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4. 4[뭐라노] ‘김해공항 최장노선’…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5. 5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6. 6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7. 7“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8. 8“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9. 9정부, 2023년 중단했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 재추진 본격화
  10. 10[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5. 5[뭐라노]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뒷북 안전펜스
  6. 6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7. 7[속보]李 정부 초대 공소청 수장 후보자 3인 압축 전망
  8. 8노사 마찰에 현대차 울산공장 제네시스 생산라인 이틀째 중단
  9. 9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10. 10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1. 1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2. 2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3. 3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4. 4[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5. 5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6. 6동의과학대학교,‘제1회 부산지역 전문대학 유학생 축구대회’ 준우승
  7. 7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8. 8“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9. 9“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10. 10부산과기대, 제107회 전국체전 야구 우승…‘3년 연속 메달’ 쾌거
우리은행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